통계청, 2017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발표

(창업일보)노대웅 기자 = 지난해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7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로 전년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98년 67.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제조업의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실적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꾸준히 70%대 중후반을 유지했고, 80%를 넘을 때도 3개년(2007년 80.1%, 2010년 80.3%, 2011년 80.5%) 있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80%대를 웃돌다 2012년 78.5%로 떨어진 뒤 2013년 76.5%, 2014년 76.1%, 2015년 74.5%, 2016년 72.6%에 이어 2017년까지 6년 내리 하락세다. 

문제는 제조업 가동률 하락이 설비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공장이 문을 열지 않거나 문을 열어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제약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 위축은 곧 실업으로 이어지게 돼 경제의 '위험 신호'로 읽힌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금속가공제품, 해양플랜트, 기타운송장비 등 광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 장치 산업의 생산 부진 여파로 가동률이 떨어졌다"면서도 "일부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상태여서 (수치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생산 지표인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보다 각각 0.6%, 2.5% 늘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2.2%)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5.9%) 판매가 늘어난 덕택이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면서 14.1%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실적 호조로 10.0% 늘었다.

월별로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지난 10월 1.8% 감소했다가 11월 1.3% 증가한 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광공업 생산은 수출 부진과 부분파업·휴무 여파로 자동차(-11.4%)와 기계장비(-4.0%)가 줄면서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지난 10월 1.6% 감소에서 11월 0.2% 증가로 돌아선 뒤 한 달만에 다시 감소 전환이다. 

광공업 생산 감소 여파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70.4%에 그쳤다. 이는 2016년 8월(70.4%) 이후 가장 낮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가 2.3% 줄고 재고가 1.3% 줄었다. 

제조업 재고를 출하로 나눈 비율인 재고율은 126.2%로 전월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재고율 지수가 높을수록 재고가 많다는 뜻이다. 재고율 상승은 경기 회복시 기업들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미리 생산을 늘리는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물건이 안 팔려 창고에 쌓이면서 나타난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주식거래 실적 양호와 보험사 영업수익 증가로 금융·보험이 1.4%, 연구예산 집행액 증가에 따른 인문·사회과학 연구개발업 호조로 전문·과학·기술이 3.9% 각각 늘어난 영향이다. 

소비는 전달보다 4.0% 줄면서 2011년 2월(-4.1%) 이후 6년10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10.0%)와 운송장비(4.8%) 투자가 늘면서 전월에 비해 8.9%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토목(6.0%) 증가에도 건축(-2.3%)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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