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숙 투자자문회사  Bill 회장

가치투자 전문가 워렌 버핏은 생활 속의 기업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코카콜라, 질레트면도기,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인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등은 그에게 100% 이상의 고수익을 안겨준 기업들이다.

그가 이런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부의 축적을 막는 실수 첫 번째는 이해하지 못하는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10살짜리 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주식을 매입하라"고 말한다.

이 말만 가지고 보면 가치투자는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종목을 매입하고 기다리면 저절로 수익이 나는 투자법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평범한 우리도 버핏이 말하는 종목을 생활에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종목의 가치가 싼지 비싼지를 어떤 근거로 판단할 것인가다.

그래서 투자자에게 가치투자는 쉽지 않다. 가치투자는 원리가 단순할 뿐이다. 버핏은 '가치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원리는 단순하다"고 말하고 있다.

가치투자가 단순하지만 실제 실행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버핏이 몸소 보여 준바 있다. 1993년 버핏이 신발 제조업체 덱스터를 약 4900억원에 매입했을 때의 일이다. 신발 제조업을 구입한 동기는 그가 말한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에 근거한 가치투자였을 것이다. 그가 말한 대로 예측 가능하며, 시장성이 돋보이는 그런 기업 아닌가?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워런 버핏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 후 그는 2008년에 주주들에게 "덱스터를 매입한 것은 최악의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이 기업은 중국산 신발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미 항공사 유에스에어에도 투자했다가 투자금의 75%를 평가 손실 처리한 적이 있다. 항공 산업은 단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항공 산업이 막대한 자본 투하를 필요로 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음에도 그를 애먹인 기업은 버크셔 해서웨이일 것이다. 그는 1960년대 중반 직물 사업을 하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매입하고 경영권을 취득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해 20년 동안 고전했다. 그는 1985년 직물 사업을 접고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 끝에 버크셔 해서웨이를 투자 회사이자 지주 회사로 변모시켰다. 오늘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지만 그에게는 시행착오의 산물인 셈이다. 그는 단순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그 산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간과했다.

정리해보면 가치투자는 원리만 단순할 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법이다. 이 점 때문에 버핏도 본업이 있는 사람에게는 인덱스 펀드를 권하고 있다. 가치투자로 성공을 기대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세상의 이치가 다 그렇듯 가치투자에도 예외는 없다. 버핏의 그간의 성과도 하루에 6시간 이상의 기업분석에 시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평범한 우리로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당신이 가치투자로 수익을 낼 생각이 있다면 시간을 들여 기업에 관한 지식, 산업에 관한 지식, 경제에 관한 지식을 갖추기를 권한다. 이것이 가치투자로 수익을 내는 출발점이다. 제공 뉴시스.

◇윤순숙 회장

'주식투자는 탐욕을 버리면 성공한다'는 지론으로 투자자들에게 마인드 컨트롤을 집중적으로 강의하고 있는 '여성 종합 투자상담사' 1호다. 투자기법보다는 인문학 교양강좌에 집중, '명강' 평을 듣고 있다. 회원 수는 현재 5만5000여명에 달한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1시 여의도와 분당에서 특강한다.  투자자문 Bill 플러스 회장 1577-7441, 031-711-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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