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제조기사 노·사 상생 협약식에서 신환섭(왼쪽부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위원장,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문현군 한국노총 중부지역 공공산업노조 위원장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문이윤 기자 = 파리바게뜨 노사 문제가 4개월 만에 일단 봉합되는 국면이다.

 그러나 이번 노사 합의를 통해 SPC그룹의 자회사에서 제외되는 협력업체나 기존 합작법인에서 결성된 제3노조의 반발 가능성 등이 남아있는 만큼 파리바게뜨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

 앞서 지난 11일 SPC그룹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측은 제빵기사 직접고용과 관련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고용노동부가 의견진술 기한으로 제시한 날에 맞춰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합의안에는 기존에 SPC그룹 측이 추진하던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의 3자 합작회사인 '해피파트너즈'를 협력업체를 제외하고 본사가 51%의 지분을 갖는 자회사 형태로 바꾸기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 측의 요구대로 자회사의 명칭도 변경하고 근로계약서도 순차적으로 새로 작성한다는 내용 역시 사측이 받아들였다.

 이처럼 SPC그룹이 노조 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하면서 합의에 이른 만큼 160억원의 과태료 부담 등은 덜 수 있게 됐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그러나 아직 논란의 불씨까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일단 이번 합의를 통해 합작회사의 참여 지분에서 제외된 협력업체들의 반발 우려가 남아있다. 과거 제빵기사가 소속돼있던 곳으로 12곳 가운데 8곳 정도는 파리바게뜨에만 기사를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는 기존에 해피파트너즈 대표이사를 비롯해 지분과 직원 등을 통해 참여하도록 돼있었지만 이번 합의내용에 따라 제외될 입장에 처했다. 직원들의 경우 자회사에 고용하겠다는 게 SPC그룹 측의 입장이지만 각사 대표들의 경우 배제될 수밖에 없어 향후 마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PC그룹 측에서는 협력업체 대표들을 일단 지부장 식으로 두되 올해 말까지 배제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뜻을 표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설득과정을 거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민노총·한노총 소속 노조의 의견에 반발해 제3노조로 설립한 해피파트너즈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들은 본사 소속 직접고용을 반대했던 약 800명의 제빵기사들로 지난 11월 노사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해피파트너즈 노조 관계자도 지난 11일 합의 발표 직후 "(우리와는)협의가 된 게 아니고 양대 노총과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이들은 다음주 초 상임집행회의를 열어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별도로 합의안 이행에 반대하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 전망이다.

 민노총이 요구해 절충에 이른 근로계약서 재작성에 대한 부분도 관건이다.

 민노총은 당초 회사 사명 변경과 함께 모든 제빵기사들이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요구를 해왔고 사측은 이번 합의와 함께 이를 받아들인 분위기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우선 기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노조 소속 제빵기사들을 위주로 근로계약서를 쓴 뒤 사명 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측의 입장이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어 향후 민노총과의 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파리바게뜨 측은 일단 합의가 이뤄진 만큼 충분한 설득작업을 통해 남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일단 큰 틀에서 합의를 한 것"이라며 "남은 부분들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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