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컨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인터넷사업자들에게 어떤 차별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

김종태 AVA엔젤클럽 회장.

오늘의 키워드는 "망 중립성”입니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막바지인 12월에 갑자기 망 중립성 원칙을 공식 폐지해버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렵게 유지하며 체계를 세웠던 망 중립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한순간에 무력화시켜 논란이 되고 있군요.

여기서 “망 중립성”이란 유무선 통신망을 갖춘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컨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인터넷사업자들에게 어떤 차별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네트워크 통신망을 오가는 모든 데이터나 컨텐츠는 이를 개인이 이용하든 기업이 이용하든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대용량 데이터든 소용량 데이터든 역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통신망도 전력이나 철도처럼 누구나 차별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있는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 망 중립성 원칙입니다.

우리나라는 당연히 현재 망 중립성 원칙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망 사업자를 허가하는 시점부터 망 중립성을 지켜야 할 의무를 가진 기간 통신 사업자로 지정하고 있군요.

지난 2011년에는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기간통신사업자가 지켜야 할 구체적인 망 중립 기준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망 중립성 폐지 찬성론자들은 통신사가 유무선 네트워크에 대해 정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망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통신망 사업자는 인터넷 서비스 또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통신망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망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대로 스타트업 등의 반대론자들은 대기업과 망 이용대가 부담 능력 차이가 결국은 차별로 이어질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통신망 가입자들이 이미 망 사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까지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은 이중 부과라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망 중립 원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인터넷망을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특별히 아끼지 않으려 하고 무절제하게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망 중립성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 포르노나 스팸 차단이 어려워 질수 있는 문제점도 있겠군요.

여튼 미국처럼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망사업자들이 증가된 비용을 소비자에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므로 개별 사용자의 비용이 증가될수 있어 자금이 넉넉치 못한 스타트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또한 빈부격차에 따라 정보획득의 차이가 발생하는 부작용도 문제로 보입니다.

돈이 정보를 독점하여 권력과 힘이 되던 과거시대로 회귀될수도 있지요.

더 큰 문제는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과 영세업체의 양극화와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따라 언젠가는 망 중립성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랍니다.

 

208.1.10  AVA엔젤클럽 회장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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