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로 내정

현대중공업 권오갑 부회장은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그는 내년은 수주절벽 등 유례없는 어려운 해 될 듯하다고 말했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박성호 기자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은 29일 "지난 4년은 오직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매진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날 '현대중공업 부회장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의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편한 길 대신 어렵고 고통스런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14일 권 부회장을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권 부회장은 올해 말로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 물러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 초대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게 된다.

그는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일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불가피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제가 간직한 목표와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회사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내년에 조선부문은 최근 수년간의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유례없이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이대로 간다면 해양·플랜트 사업은 생산물량이 없어 현장이 멈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업황에 대한 금융권의 냉정한 시각도 걱정스럽고 사회의 급격한 변화 역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이런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동종업계 경쟁사들은 채권단 지원을 통해 혹은 모기업의 지원을 토해 자금 확충에 나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회사는 이런 경쟁사들과 달리 누구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며 "우리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경쟁사보다 앞서 선제적으로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해 왔고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내일을 바라보며 힘든 시기를 극복해 왔다"며 "이 모든 게 어려울수록 더욱 발휘되는 우리 현대중공업 임직원 여러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권 부회장은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이 내년 한 해 어려움만 이겨내면 우리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만 준비돼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회사가 지주 체제 개편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주력 사업부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체질이 개선돼 보다 가벼운 몸으로 더 빠르게 전진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 분할과 분사를 통해 독립경영체계를 구축한 회사들 또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이른 시일 내 업계 최정상의 회사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현대중공업지주회사 대표이사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사업재편, 대외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2018년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우리 모두의 힘을 모으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