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 및 실적약화 여파에 관련주가 줄줄이 급락하고 있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노대웅 기자 =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 및 실적악화 쇼크에 조선 관련주들이 줄줄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날인 26일 운영자금(8690억원)과 기타자금(4185억원) 조달을 위해 총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 결과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순차입금을 모두 해소하고 약 5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게 돼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올 4분기 3621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며 올해 영업이익은 469억원 수준에 그치고 내년 영업적자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오전 9시1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6.76%(3만6400원) 급락한 9만9600원을 기록중이다. 이날 개장 직후 현대중공업은 주가 희석과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며 매도물량이 대거 출회, 변동성 완화장치인 정적VI가 발동되기도 했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18.34% 빠진 7만57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에서 시작된 실적악화가 현대중공업으로 확대되자 조선주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중공업(-2.23%), 대우조선해양(-3.67%), 세진중공업(-3.83%) 등이 줄줄이 하락 중이다.

조선 관련 종목들이 대거 몰려있는 운수장비업종지수도 전일 대비 63.67포인트(3.82%) 하락한 1601.56을 지나며 전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주도 모두 하락 중이다. 현대로보틱스(-8.14%),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2.31%), 현대건설기계(0%) 등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주가를 속속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기존 19만2000원에서 16.7% 내린 16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목표주가 조정은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감안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수주잔고 증가 기대가 주가를 견인하는데 일조했다면, 이를 강화하기 위한 실적이 기반이 되지 않고는 주가상승은 요원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수주잔고 감소세를 멈출 수 있느냐와 함께 실적저점을 확인할 수 있는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37% 내려 잡았다. 

다만 그는 "유상증자 규모가 시총의 17%로 과중하지 않다는 점,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 공시 이후 조선사의 자금확충의 이유가 유동성 경색 때문이라기보다 시황회복을 누리기 위한 재무개선 이라는 점에서 주가 충격은 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중공업도 올해 상선수주는 목표를 초과했고 내년 수주목표도 전년대비 45% 늘어날 것으로 공시했다는 점에서 수주환경 회복은 명확하다고 판단된다"며 "업계의 연이은 유상증자로 산업재 섹터의 센티먼트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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