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서 영 기자 = "(宮)과 궐(闕)"

왕이 집정하던 조선왕조와 궁궐은 떼려야 뗄수 없다. 궁궐이라는 말은 궁(宮)과 궐(闕)을 합친 말이다. 궁은 왕의 주거를 담당하는 주거 공간이고, 궐은 임금이나 신하들이 정사를 보고, 일반 업무 등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건축의 견고함과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궁은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이 묻어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조상의 얼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 궁궐, 그리고 각종 행사와 문화체험 등으로 각광받는 볼거리 가득한 조선의 ‘5대궁궐’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 덕수궁 

사적 제124호 덕수궁(서울 중구 정동 5-1)은 본디 왕궁이 아니었다. 원래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1454∼1488)의 집이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왕궁이 모두 불타서 1593년 행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C)창업일보.

사적 제124호 덕수궁(서울 중구 정동 5-1)은 본디 왕궁이 아니었다. 원래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1454∼1488)의 집이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왕궁이 모두 불타서 1593년 행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선조임금은 의주로 피난 갔다가 한양으로 환도한 뒤 덕수궁에서 머무른다. 선조의 뒤를 이은 광해군은 1608년 이곳 행궁에서 즉위한 후 1611년 행궁을 경운궁이라 고쳐 부르고 7년 동안 왕궁으로 사용하다가 1615년에 창덕궁으로 옮기면서 이곳에는 선왕인 선조의 계비인 인목 대비만을 유폐시켰다. 1618년에는 인목대비의 존호를 폐지하고, 경운궁을 서궁이라 낮추어 부르기도 했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폐위되고 인조가 이곳 즉조당에서 즉위하고 창덕궁으로 옮긴 이후 270년 동안은 별궁으로 사용되었다. 1897년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관에 있다가 환궁하면서 이곳을 다시 왕궁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다시 경운궁이라 부르게 되었고 그 규모도 다시 넓혔다.

그리고 고종 황제는 1907년 순종에게 양위한 후, 왕궁을 창덕궁으로 옮긴 후에도 이곳에 거처했는데, 이때부터 고종 황제의 장수를 비는 뜻에서 덕수궁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런 까닭에 요즘 와서는 경운궁이라는 본래의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시설물로는 대한문과 석조전, 광명문, 함녕전 등이 있다. 

▶대한문: 대한문은 현재 덕수궁의 정문으로 원래 이름은 대안문(大安門)이고, 궁궐의 동문이었다. 대안문은 1906년에 다시 지으면서 ‘대한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광명문-왕의 침전인 함녕전의 정문으로 광무 8년(1904)에 큰불이 나서 타 버린 것을 같은 해에 다시 지었다. 1938년 석조전을 미술관으로 개관하면서 정동에 있던 홍천사의 범종과 창덕궁 보루각에 있던 자격루를 지금의 자리로 옮길 때 같이 옮겨 세웠다.

▶석조전-대한제국 때 외국 사신들을 접견하던 곳이다. 광무 4년(1900)에 착공하여 융희 3년(1909)에 준공한 석조 건물로, 조선왕조에서 마지막으로 지은 큰 규모의 건물이었다. 건물의 외관은 19세기 초 유럽에서 유행했던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른 것으로 정면에 있는 기둥의 윗부분은 이오니아식으로 처리하고 실내는 로코코풍으로 장식하였다. 전체는 3층인데 1층은 접견 장소로, 반지하층은 시종인들의 대기 장소로 사용되었고, 2층에는 황제가 거처했다. 광복 후에는 미소공동위원회 회의장,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으로 사용했다.

▶함녕전: 보물 제 820호로 지정된 함녕전은 1897년 건축하여 고종황제가 거처하던 건물로, 1904년 화재로 인해 소실된 것을 같은 해에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밖에 석어당, 준명당, 즉조당, 정관헌, 덕홍전, 중화전, 보루각 자격루 등이 있다.

주변에 찾아볼 명소로는  정동극장, 원구단, 영국문화원, 정동교회(사적 제 256호), 구러시아 공사관 (사적 제 253호), 프레스센터, 세종문화회관, 서울 성공회 성당(유형문화재 제 35호)

덕구숭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 돌담길이 익히 소문나 있다. 덕수궁 돌담길은 덕수궁 입구에서 경향신문사로 이어지는 900여m 를 따라 걷다 보면 전통예술 공연장 정동극장이 있다.

정동길 보도에는 은행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살구나무가 심어져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갈림길에 있는 로터리 분수대, 곳곳의 벤치로 정동길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덕수궁에서 광화문쪽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영국대사관 옆 성공회 성당도 고풍스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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