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1865만원 수준 거래..지난주 최고점에 비해 25%하락

비트코인이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록 이후 가격이 주추거리고 있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비트코인이 CBOE 선물 도입이후 가격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 업체 월드코인인덱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GMT 기준·한국시간 오후 4시) 현재 1만6431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13일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 개시 이후 이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한 모양새다.

선물 상품 출시로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다. 최근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던 비트코인 현물은 선물의 가격 추세를 따라가는 경향이 강해졌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9981 달러로 출발해 일주일 동안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내며 1만7000 달러를 돌파했지만 이후 한 차례 급락장을 거친 뒤 상승 모멘텀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CBO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뒤 현물 가격도 11일 1만6700 달러, 12일 1만7300 달러로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13일에는 5.8% 하락해 1만6300원선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비트코인 현물은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일 1만5000 달러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선물은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며 1만7000~1만8600 달러 수준에서 변동했다. 현물 가격도 선물 가격보다 1000 달러 가량 낮은 수준에서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13일 오후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현물 가격도 직격탄을 맞았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전날 오후 10% 가량 하락해 1만6500 달러까지 후퇴했다.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매매 일시 중단제도)가 2분 동안 발동됐다. 

그 영향으로 현물 가격은 장 중 1만7200 달러에서 8% 이상 하락해 장 중 1만5800 달러 수준까지 뒷걸음질을 쳤다.

전문가들은 선물 거래 도입으로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방적인 가격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선물 거래는 미래 현물 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상치를 반영하는 만큼 현물은 선물 가격을 뒤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이 과열됐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선물의 도입이 비트코인 가격 조정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일부 헤지펀드는 하락 베팅을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비트코인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에 의해서만 움직였지만 선물 거래 시작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적정 가치에 대한 일종의 기준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1865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2500만원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25% 이상 하락했다. 

한 때 국내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국제 시세보다 25% 이상 비싸게 형성돼 '김프(김치 프리미엄)'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였지만, 정부의 규제 발표 이후 국내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지면서 국내외 가격차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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