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소재윤 기자 = 정부는 내년 '실험실 창업' 을 통해 창업성공기업 100곳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험실 창업'은 대학이 보유한 특허·논문 등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대학(원)생과 교원이 창업에 성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창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내년에 실험실 창업을 지원하는 대학 5곳을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내 바이오·나노 등 첨단분야에서 실험실 창업 성공기업 100곳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에서 ’2017 실험실 일자리 대학생 창업 활성화 토크콘서트‘를 열고 내년에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5곳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 40곳 중 선발될 예정이다. 선발된 대학은 연구성과가 우수하고 창업지원 의지가 강한 실험실을 선정(3~10개 내외)하고 실험실 창업을 지원하게 된다.

대학은 실험실 기술을 창업에 필요한 기술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기술완성도 평가, 기술 검증, 연구실 프로토타입(시제품) 개발 등 후속 연구개발(R&D)을 지원할 예정이다.연구자가 실험실 창업의 핵심인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창업 관련 업무인 시장분석, R&D 포트폴리오, 투자유치 등을 전담할 인력도 지원한다.

실험실 소속 대학원생이 창업하는 경우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학생 창업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창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창업·전공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창업으로 논문을 대체해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외에 바이오, 나노 등 분야에서 창업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중기부 등 관계부처는 협의를 거쳐 선정 방식 등을 최종 확정해 내년 초 공개할 예정이다.

실험실 창업은 대학생과 대학원생, 교사 등이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술집약형 창업'이다. 일반 창업기업에 비해 고용 규모(9.5명)는 평균 3배 가량 많고 창업 후 5년간 생존율(80%)도 일반 기업(27%)에 비해 우수하다.

세계 최대의 유전자 분석 장비 개발 기업인 미국의 일루미나(iLLumina)가 대표적이다. 일루미나는 미국 터프스(Tufs)대학 교원이 실험실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했다. 1998년 설립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25조원, 고용 규모는 약 5500명에 달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1990년대 이후 대학을 중심으로 실험실 창업이 활성화됐다.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생이 창업한 4만개의 기업은 총 5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냈고, 경제적 부가가치(약 2조7000억 달러)는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수준이다. MIT대학의 경우 매년 평균 495개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이 중 21개는 창업으로 이어진다. MIT대학이 소재한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MIT 출신이 창업한 기업으로부터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연구 중심 대학인 A대학의 경우에도 창업팀 중 실험실 창업 비율이 2.3%에 불과하다. 실험실 창업이 전혀 없는 대학은 전체 대학의 약 80%에 달한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기조발표를 통해 “앞으로는 ‘사람을 키우는 대학'에서 '사람과 사람이 일자리를 함께 만드는 대학’(과학기술 기반 일자리 중심 대학)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실험실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5개를 시작으로 과기정통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의 역량을 집중하여 이번 정부 내에 바이오·나노 등 첨단분야 실험실 창업 성공기업 100개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나선 김영곤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대학, 산업계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대학 내 창업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재정지원을 추진 중”이라면서 “창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고취시킬 수 있는 창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학 내 초기 창업팀에 대한 맞춤형 투자를 위해 대학창업펀드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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