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줄이거나 직원 복지 못해 "회식도 없고, 휴가비도 못 줘"

내년도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에 한숨짓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치킨호프전문점의 모습. (C)창업일보,

(창업일보)박상수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황인데 최저임금마저 올라 인건비 상승이 부담이 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영업 사장들은 직원을 줄이거나 직원복지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용인에서 패스트푸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가맹점주는 “(지금까지는) 전체 매출에서 세전 7~8% 정도 가져갔는데, 내년을 대충 계산해 보니 인건비가 올라 3~4% 정도니 거의 반토막”이라며 “아무리 인건비 관리를 해도 150만~200만원 정도 더 돈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점주는 “저도 살아야 되니까 애들(아르바이트 직원)한테 주던 혜택이 없어질 것 같다”면서 “회식도 한 달에 한두 번씩 하고 아니면 휴가 간다고 하면 보너스도 주고 했는데 그런 것들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종로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이근재 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직원들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한테) 장사는 먹고살기 위한 생존인데 안 되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가장 자영업하기 쉬운 업종이 숙박업, 음식업인데 지금처럼 소득주도형 성장을 하려고 하면 이쪽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과당경쟁, 가격인하, 인건비 상승 등 내년도에 안 좋은 여건만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13년째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해 온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내년도 문제가 아니라 해마다 오르는 문제라 더 심란하다”면서 “이 업을 그만두느냐 마느냐 기로에서 내년에 또 이 정도 폭으로 오른다고 하면 상당히 많은 점주들이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계 회장은 “(점포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계산상 답이 안 나온다”면서 오늘부터 국회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삼겹살집을 운영하다 경영사정이 악화돼 올해 사업을 정리한 신규철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최저임금 적용이 당장 내일인데 실제로 카드수수료라든가 중소상인적합업종이라든지 소득대체 해줄 수 있는 활성화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런 정책은 나와도 이미 늑장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직원들에게) 최저임금도 안 주는 걸로 (일반인들이) 착각하고 계신데 대부분 최저임금 이상으로 주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사실상 최저임금도 줄 수 없을 정도의 수익구조 악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지만 소상공인을 힘들게 하는 더 큰 원인은 대기업의 시장 침탈, 가맹 본사와의 갈등과 같은 점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대기업들이 진출을 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면서 “수익이 악화되는 대부분의 원인이 건물주한테 종속되고, (가맹점의 경우) 본사 갑질이라든지 대기업 시장 과잉진출 이런 것들”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적 분위기 상 받아들일 수 있지만 주휴수당 지급 시스템 때문에 힘들어다고 털어놓는 가맹점주도 있었다. 경기도 지역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10년 넘게 운영한 한 점주는 “최저시급이 오르는 건 다른 점주들 얘기 들어봐도 시대적 흐름이나 물가상승 이런 걸 감안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많은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 진짜 걱정하는 건 주휴수당”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급이 1000원 오르는 거지만 달로 계산하면 한 50만~60만원이 되는데, 거기에 주휴수당까지 플러스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면서 “사장님들 얘기 많이 들어보면 주휴수당만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