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업동네에서는 ‘육일약국 갑시다’라는 책이 화제다. 4.5평의 기적이랄까. 구멍가게로 비즈니스에 크게 성공했으니 소자본 창업자에겐 일단 제대로 된 희망을 준 셈이다. ‘총각네 야채가게’ ‘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에 이어 필자는 소자본에 대한 강의 기회가 생길 때면 필독서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총각들이 팔면 야채는 더욱 푸르고 싱싱해 보이게 마련이다.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은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에 착안해 마케팅으로 집중한 것뿐이다. 민토의 지승룡 사장은 서빙걸을 통해 동화 속에서나 보았을 법한 유니폼을 재미 삼아 선보였을 뿐이다.

 

4.5평의 작은 약국을 마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낸 육일약국 창업자 김성오 사장의 성공 마케팅 비결 역시 단순하기 짝이 없다. 무작정 택시 타고 “육일약국 갑시다”를 외쳤다. 택시비가 만만치 않게 들었겠지만 육일약국은 그렇게 마산의 자랑거리로 성장했다.

 

총각네, 민토, 육일약국의 마케팅 성공 비결은 일관되게 누가 주소비자인지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점이다. 야채가게 주소비자는 아줌마들이다. 그래서 판매원을 총각으로만 구성한 것은 참 잘한 마케팅이다. 대학가 카페의 주소비자는 대학생이다. 당연히 용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적은 용돈으로 편안하게 오랫동안 친구를 기다려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면 단골로 드나들 수밖에. 외진 곳에서 장사하려면 가장 먼저 개업을 알리는 홍보에 집중해야 한다. 육일약국 김성오 사장은 약점을 강점으로 체질 변경하기 위해 무던히도 수많은 택시를 번갈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장사로 성공하려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서 소비자에게 제공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흉내와 모방에 그치지 않았다. 경쟁점포에서는 볼 수 없는 자신들만의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언뜻 남들의 비즈니스 성공을 알면 쉬워 보인다. 흉내와 모방이 ‘진짜’가 되지 않는 이유는 독창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번 성공한 마케팅 뒤에는 99번 정도의 마케팅 벤치마킹의 연속 실패가 있었다는 걸 왜들 그렇게 깡그리 잊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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