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현상은 도입, 성장, 성숙, 쇠퇴의 라이프사이클을 거치게 된다. 창업 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창업 업종 선택에서 시기의 문제가 중요한 점으로 대두된 데에는 산업 구조의 고도화, 업종 다양화, 창업 시장의 확대 등이 이유로 작용했다. 과거 업종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고 생명력이 길었던 시기에 비해 그 중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창업자가 도입기의 업종을 선택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시장 선점 효과다. 남보다 앞서 사업을 시작한 뒤 일정 기간만 사업을 지속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 이름이 곧 사업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례가 많이 있다. 오토바이 배송 사업체 브랜드의 하나인 퀵서비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예상하지 못한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신규 업종의 특성을 가장 적합하게 반영할 수 있는 브랜드를 결정하는 것도 사업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두 번째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사업 초기의 마케팅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창업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시장에서의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사업 초기 테스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세 번째 장점은 사업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시장이 형성되는 시점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시장이 인정받기 시작하면 해마다 100% 이상의 성장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반해 창업자가 도입기 업종을 선택하는 데에는 뚜렷한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사업의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사업 경험이 없는 사업자들은 소위 벤치마킹의 대상이 없기 때문에 사업의 모든 내용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 시행착오 또한 반드시 각오해야 할 사항이다.

 

초보 창업자인 경우 이미 형성된 시장에는 프랜차이즈 등의 모델이 존재하지만 도입기 업종은 존재하는 모델도 신뢰감을 주기가 쉽지 않다. 두 번째로는 대형 업체에 의한 공략에 무너지기 쉽다는 점이다. 아무리 초기에 시장을 선점한 업체라도 자본이나 기술적 노하우가 완벽하게 갖추어진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비록 후발 주자이지만 기본적인 여건이 튼튼히 갖추어진 대형 업체라면 선발 주자를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이들 업체가 하게 되는 물량 공세, 가격 파괴 전략 등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도입기 업종들은 기존 업종에 비해 더욱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전략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전략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다. 모든 창업 분야에서 R&D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어 도입기 업종만의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도입기 업종은 후발 주자들의 추월이 훨씬 쉽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새로운 요소들이 필요하다. 미리 대비하지 않고 선점 효과에 따른 현재의 성과에만 만족하고 머무르게 되면 사업의 생명은 그리 길지 못하다.

 

과거 사업 시작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다 채 1~2년 만에 사업체를 정리하고 말았던 여행용 가방 대여 사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R&D 및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여 선점 효과를 그대로 사업의 성과로 연계한 사례도 많이 있다. 커플 매니저라는 새로운 직업 형태를 만들어 낸 웨딩 매니저 사업의 선발 업체들이 이러한 예다. 확실한 경쟁력도 필요한 사항이다. 네트워크, 자본 등이 부족한 사업체의 유일한 경쟁 무기는 확실한 기술력이다. 타 업체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은 필수 요건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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