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만큼 창업과 퇴출이 많은 분야도 드물다. 해마다 50여만 개가 문을 열고 40여만 개가 문을 닫는다. 성공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창업했다가 한숨만 쉬다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창업에 실패한 정 사장

 

은행에서 퇴직한 뒤 창업을 준비하던 정모(53) 씨는 지난해 10월 친척에게서 “식당하기 좋은 곳에 점포가 났는데 조금만 늦어도 놓친다”는 말을 들었다. 정 씨는 매물로 나온 점포에 갔다가 “이미 몇 사람이 다녀갔다”는 얘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계약을 했다.

 

그는 ‘음식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주변의 얘기만 듣고 인천 부평구에 삼겹살 전문 식당을 차렸다. 개업 초기에는 옛 직장 동료들과 친구, 친척들이 인사차 찾아줘서 저녁이면 빈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한 달여 지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결국 경험도 없고, 준비도 없는 창업을 했다가 4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그 사이에 퇴직금 5000만 원을 날렸다.

 

창업컨설팅업체인 ㈜다인커뮤니케이션 안병익 대표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서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작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창업에 성공한 오 원장

 

강의, 수강생 모집, 강사 섭외, 학원차량 운전, 홍보업무. 중국어와 한자 전문 학원인 성균관교육원의 오승주(32) 원장이 2004년 11월 창업 이후 1년 동안 한 일이다. 창업 초기 학원생이 6명에 불과해 인건비를 아끼려면 몸으로 때울 수밖에 없었다. 학원 운영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등 하루에 13시간씩 강행군을 1년 이상 계속했다.

 

대학에서 중국어와 교육학을 전공한 오 원장은 서울시 ‘실전창업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창업 전 1년 동안 중국어 강사를 하면서 학원 운영의 노하우를 익혔다. 하지만 1년간은 중국어와 한자 교육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수강생이 늘지 않은 데다 운영 자금도 부족해 고전했다.

 

학원이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리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수강생은 140여 명으로 늘었다. 1억5000만 원으로 창업한 지 1년 10개월여 만에 월 순수익은 500만 원대에 이른다. 중소기업중앙회 소기업유통팀 양옥석 과장은 “오 원장의 사례는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 경영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잘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

 

중소기업 중앙회는 최근 창업컨설팅 전문가 197명을 대상으로 창업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조사했다. 창업컨설팅 전문가들은 사업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준비 기간 부족’(29.5%)을 꼽았다. 창업 준비 기간으로 최소 6개월은 필요하며 1년 정도는 돼야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창업에 실패하는 경영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질(DNA)은 비합리성과 주먹구구식 일처리였다. 전문가들은 창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창업 이전에 ‘전쟁 시나리오’와 같은 치밀한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했다.

 

반면 창업에 성공하는 경영자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전통적 덕목인 ‘성실과 부지런함’(39.4%)을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친절과 미소(20.8%) 배우려는 자세(18.1%) 꼼꼼함과 합리성(7.8%) 등의 순이었다. 자료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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