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음식점 천국이다. 상가건물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음식점이 들어선다. 전국적으로 60만 개가 넘는 식당이 영업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인구 50명당 식당 한 개가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매달 2만 개의 식당이 새로 생기고, 매년 50만 명의 예비 외식 창업 희망자가 대기하고 있다.

 

식당 수가 너무 많다 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경험 없이 뛰어든 사람은 서서히 망한다. 매달 1만5000개의 식당이 문을 닫는다. 식당 창업 후 3년 이내 투자금을 회수하는 성공확률은 10%가 안 된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식당이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 400만 명 이상이 영업 부진으로 생계가 어려운 형편이다.

 

식당경영 컨설턴트인 필자는 매일 망해가는 식당 주인들을 만나고 있다. 그들 중 누구도 외식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창업한 사람들이 없다. "굶어 죽기야 하겠나"라는 생각에 일단 식당 문을 연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식보다 위험한 게 식당 창업이다. 주식은 자기가 산 종목이 하락하면 손절매라도 해서 빠져나올 수 있다. 또 유망한 종목을 사서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번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한 식당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컨셉과 차별화된 맛으로 무장한 신규 식당들이 매일같이 주위에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을 잃어버리는 데는 10분, 잃어 버린 고객을 다시 오게 하는 데는 10년이 걸린다. 그만큼 외식업에 있어 고객은 절대적이다. 그러면 식당 창업 희망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우선이다. 내가 입점하고자하는 상권에 어떤 고객들이 있는지, 유동 인구는 얼마나 되는지, 경쟁식당의 수와 장.단점은 무엇인지, 어떤 가격대의 어떤 메뉴가 연령별.성별.직업별로 인기가 있는지, 원하는 가격대는 얼마인지, 향후 들어설 상권 내 경쟁업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창업하는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다. 또 창업 이후 맛.위생.서비스.이벤트 등 과정마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외식업은 시스템 산업이자 감성산업이다. 어느 날 갑자기 로또가 터지듯 대박이 나지 않는다. 외식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고객 만족을 위해 힘쓰고, 숨은 고객을 찾아내려 노력할 때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 이준혁(상지대 관광학부 교수 겸 FCG코리아 대표). 자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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