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뚫는 취업열정으로 내 사업하겠다"

케이크 쇼핑몰 1년만에 월매출 1천만원 성공도

 

케이크 쇼핑몰을 운영하는 최윤화(28·여)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삼순이’로 통한다. TV드라마 ‘삼순이’가 인기를 끌면서 씩씩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최씨도 삼순이란 별명을 얻게 된 것.

 

대학(덕성여대 의상디자인과) 졸업 후 전공을 살려 3년 동안 의류회사 MD(상품개발·기획자)로 일했다. 불경기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퇴직을 했다. 재취업이 어려워지자 최씨는 창업을 결심했다. 평소 좋아하는 요리 관련 창업을 하기로 하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준비기간은 3개월. 기존의 제과점과 차별화하기 위해 케이크와 꽃을 함께 배달하는 인터넷쇼핑몰을 열기로 했다. 최신 서적을 두루 섭렵하고, 일본에 현장조사도 다녀왔다.

 

지난해 6월 창업해 월 매출은 1000만원 정도. 최씨는 “아직은 점포 임대 등의 금전적 문제로 쇼핑몰만 운영하지만 제과점 체인 등으로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악한 취업 전선, 20대 창업 열풍 부추겨

 

최씨와 같이 일찌감치 창업을 해 업계의 독보적인 CEO(최고 경영자)를 꿈꾸는 20대들이 늘고 있다. ‘바늘구멍보다 뚫기 힘들다’는 취업상황도 이들을 창업전선에 내몰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 2월 대학과 전문대를 졸업한 52만7876명 중 취업자가 31만7514명으로 취업률은 66.8%였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56.4%, 전문대생이 77.2%로 전년보다 각각 2.8%포인트와 2.5%포인트 떨어졌다. 취업 실태를 분석해 봐도 취업자 10명 중 1명이 학원강사일 정도로 고용의 질 또한 좋지 않다.

 

전산학과를 나와서 중소기업에 다니다 창업을 결심한 신기철(29)씨. 신씨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과연 회사에 다니는 것만이 능사일까’란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어차피 사오정, 오륙도로 직장에서 내몰릴 바에야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창업을 해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그는 사표를 내고 PC수리 전문점을 차리기로 결심했다.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에 취직해 6개월의 현장실습도 거쳤다.

 

올 1월에 창업한 신씨는 “창업이 패기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더라”며 “항상 12시 넘어서 퇴근하는 등 고생이 막심해 가끔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신씨는 “다시 회사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며 “우물안 개구리식의 직장 생활보다는 세상을 많이 알게 되는 등 장점도 많다”고 말한다.

 

꼼꼼한 준비와 영업력이 무기

 

전문가들은 20대 창업이 패기와 의욕만 앞서고 자본과 경험이 부족해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한다. 김동현(32)씨는 20대 창업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다시 회사로 컴백한 경우다. MP3와 의료장비를 개발하는 벤처 회사를 운영하다가 실패하고 1억원이라는 돈을 날렸다.

 

그가 분석한 실패 원인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고 고가로 마케팅 전략을 편 것이다. 현재는 화장품 회사에서 무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실패를 통해 많이 배웠다”며 다시 창업을 하겠다는 재기의 칼을 갈고 있다. 취업정보업체인 스카우트가 최근 직장인 208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1.0%가 퇴사 후 창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창업 시 단점으로는 ▲실패할 경우 매우 큰 경제적 타격 52.1% ▲불규칙한 소득 31.5% ▲부담스러운 초기 투자 비용 5.5% 등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많았다. 다시 취업하게 된 이유는 ▲경제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67.1% ▲사회적 대우 저하 8.2% ▲심리적인 불안정성 5.5% 등이었다.

 

스카우트 김현섭 사장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불안감이 팽배해지면서 창업하려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며 “그러나 철저한 시장 분석이나 계획 없이 무작정 창업을 하게 될 경우 여러 장벽에 부딪혀 창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젊은층은 마음이 급하고 자본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영업형 사업같이 자본이 적게 들고 경영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소자본부터 도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자료원 세계일보

 

청년 창업 성공 10계명

 

1.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하라.

2. 단계적 사업계획을 세워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려라.

3.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 있는 업종을 골라라.

4.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선택하라.

5. 창업비용이 너무 큰 업종은 되도록 피하라.

6. 아이디어, 체력, 그리고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지식 등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라.

7. 관련 업계에서 사전에 아르바이트 등으로 경험을 충분히 쌓아라.

8. 대출을 받았을 경우 자금상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라.

9. 영업점을 아지트로 삼는 지지세력을 만들어 지원하라.

10. 젊어서 하는 고생을 밑천 삼아 미래에 큰 사업가로 성장할 꿈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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