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박성호 기자 =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향후 국내 기업들의 배당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배당 수익률이 높은 우선주가 관심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주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갖지 않는 대신 보통주에 비해 통상 주가가 20~30%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배당수익률은 높게 책정된다. 

5일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대규모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지난 3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장 내 수익률 상위 10종목 중 6종목이 모두 우선주였다. 

삼성전자의 발표 전인 지난달 30일까지 최근 한 달간 수익률 상위 10종목 중 우선주는 단 2종목(서울식품우, 코오롱글로벌우)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두드러진 변화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종목은 코오롱글로벌우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종가 기준 45.59%가 뛰어올랐다.

이어 같은 기간 한진칼우(38.88%)가 두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다음으로 코오롱우(38.03%)가 3위, SK증권우(20.52%) 7위, CJ씨푸드1우(19.96%) 8위, 서울식품우(16.93%) 9위 등으로 10위권을 휩쓸었다.

이밖에 성신양회2우B(13.72%), 신원우(11.69%), 대림산업우(10.27%) 등도 모두 두 자릿수대의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전자우도 7.72% 올라 같은 기간 삼성전자(4.33%) 보다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다. 현대차우(6.00%), 현대차2우B(5.88%)와 현대차3우B(3.75%)도 현대차(3.52%)보다 높았다. 

더욱이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신영증권우, 코오롱우, 코오롱글로벌우, 대한항공우, 삼양사우, 한진칼우 등이 52주 신고가를 모두 갈아치우기도 했다. 

배당주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올 초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가 이슈가 되면서 더욱 높아지기 시작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올 상반기까지는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업들이 미미했지만, 올 연말에서 내년 초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이 스튜어드십 도입을 결정하게 되면 여타 기관들의 도입 확산세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사례를 통해서 스튜어드십 코드 이후 배당성향이 높아지며 고배당주에 대한 주가가 상승한 예를 볼 수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0년 영국이 처음 도입했고 이후 주주친화정책 중심의 고배당주가 각광을 받았는데 2010~2013년 영국 고배당주 수익률은 29%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은 더욱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는 앞서 오는 2018~2020년 총 배당을 올해보다 100% 상향키로 했다. 우선 올해 배당 규모를 지난해 4조원 대비 20% 올린 4조800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배당 규모를 전년 대비 100% 확대해 9조6000억원으로 늘리고, 2019년과 2020년에도 2018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배당규모는 약 29조원에 달하게 될 전망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분기 배당 실시 이후 올해 분기·중간 배당을 최초 실시하거나, 분기 배당 횟수를 늘리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기업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중간·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 성장세가 기업들의 실적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우선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업실적이 연평균 4.4% 증가하는 동안, 배당은 9.5% 증가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른 배당 수단인 이익소각까지 포함하면 배당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며 "최근 5년간 배당성향 또한 연평균 4.9% 성장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올해와 내년 예상 배당 증가율은 각각 35.4%, 17.4%로 기업실적을 웃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오르는 우선주는 투자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차익를 노린 투기세력의 타깃이 돼 큰 폭으로 오른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에서 돈을 못 번 중소형주 투자자들이 우선주에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뚜렷한 호재 없이 오른 우선주는 급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 연구원은 "기업이 배당(성향)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기업 실적 성장에 대해 경영진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최근 배당을 크게 증가시킨 기업은 향후 기업실적이 끌고 배당이 밀며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주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합해보면 배당투자는 단순히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지속적인 배당실적을 통해 견고한 사업구조가 증명돼 있고, 최근 강한 배당 성장 신호를 통해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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