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은행 빚 3억원을 내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수퍼를 차린 K씨(62)는 요즘 월 매출액보다 은행에 내는 이자가 더 많다. 매월 260만원의 매출을 올려, 270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는 것. 거래 은행 관계자는 “예상 매출액에 비해 과도한 빚을 내 수퍼를 차린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19일 본지가 입수한 국민은행의 ‘자영업자 연체요인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 신용불량자(이하 신불자)가 양산되는 원인은 경기 침체 외에도 과도한 부채와 월세 부담, 그리고 과당경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친 빚 매출 100% 전액 이자내기도

자영업 신불자들은 매달 부채 상환비용이 매출의 15~100%를 넘고 있다. 특히 월 매출 100만원 이하인 경우 매달 부채 상환에 쓰는 돈이 평균 122만원으로 매출 규모를 초과했다. 또 매출 100만~300만원 이하인 경우 월평균 상환액이 13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층의 경우 부채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 향후 6개월~1년간 폐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136%), 건설업(127%), 부동산임대업(88%) 분야의 자영업 신불자의 부채 규모가 매출에 비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에 허덕 전세·자기점포 27%뿐

월세도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신불자들의 점포는 보증금에 매달 월세도 내는 ‘보증부 월세’가 57%, ‘보증금 없는 월세’가 13%로 월세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전세는 12%, 자가(自家) 점포는 15%에 불과했다.

 

특히 보증부 월세는 초기 자본뿐만 아니라 월 비용까지 높이는 등 자영업자에게 이중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68%)과 제조업(59%), 도소매업(58%)의 보증부 월세 비중이 높았다.

 

과당 경쟁 신불자 71%는 환란후 창업

외환 위기 이후 자영업자의 급증과 과당경쟁도 자영업 신불자 양산 사태를 불렀다. 보고서는 현재 자영업 신불자 중 71%가 외환 위기 직후인 98년 이후 창업한 사람들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 창업이 음식숙박업이나 부동산임대업 등 소비 민감 업종에 집중됨에 따라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음식숙박업은 98년 57만8000개이던 점포가 2003년 64만8000개로 늘었다. 국민은행 연구소 심철웅 연구위원은“자영업의 가시적 회복은 6개월~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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