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으로 통하는 공무원 사회에서도 일찌감치 노후대비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보장에다 퇴직후 높은 연금을 받는 공무원들조차 미래가 불확실하다며 노후대비에 나서는 것은 `평생직장'이 점차 낯설어지고 있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무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노후대비 수단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21주의 준비과정 끝에 자격증을 따는 데 성공하면 안정적이지만 `낮은' 봉급을 만회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퇴직후에도 돈벌이와 소일거리가 된다는 계산에서다. 시 산하 공무원 교육원에 공무원들의 퇴직이나 전직.전업 대비를 위해 21주 과정으로 월∼금요일 퇴근 후 저녁시간 때 개설되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강좌에는 공무원과 공무원 가족 등으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지난 17일 시작된 강좌에는 200명 정원에 209명이 등록했으며, 매일 저녁 평균 120명이 강의실을 빽빽이 채우고 있다. 강의를 등록한 공무원 209명의 분포를 보면 직급은 5급이상은 14명에 불과해 6급 이하 공무원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 등록인원의 연령을 살펴보면 39세 이하가 48명, 40∼49세가 74명, 50세 이상이 87명으로 퇴직을 1∼2년 앞둔 사람보다는 일찌감치 노후대비에 나선 이들이 훨씬 많다.

 

시 관계자는 "IMF 시절 구조조정과 공직사회내 조직개편 등 변화의 바람으로 공무원들 사이에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일을 못하면 도태되거나, 조직개편에 따라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눈앞에 닥치니 자격증을 따 노후를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행정자치부가 팀제로 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등 연공서열식 공무원 조직을 성과중심 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가 가속화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교육원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준비 과정 외에도 주택관리사보나 소자본 창업과정이 개설돼 있다. 이 밖에 공무원 연금관리공단에서는 퇴직을 1∼2년 앞둔 공무원들을 위해 연간 10회 내외의 과정으로 공인중개사, 화훼가꾸기, 과수재배, 특용작물 재배, 소자본 유통업반 등이 개설돼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퇴직을 앞뒀던 180명 중 35명이 퇴직대비과정에 참여했는데 올해에는 신청자가 배이상 늘어나는 등 노후를 대비하는 공무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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