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실패 앞에서 평범하다."  -알렉산드르 푸슈킨

 

실패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또 실패를 완벽히 피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창업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사람보다는 실패한 사람에게서 배울게 더 많을지 모른다. '대박의 꿈'을 품고 창업의 문을 두드렸다가 고배를 마신 두 창업자의 얘기를 들어 본다. 그들은 중소기업청이 지난달 공모한 "창업실패 사례 공모전" 에서 입상했다.

 

[사례 1] 잘나간다고 자만하다가…

 

경남 통영에서 조류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43)씨. 군 제대 후 경비업체에서 일하는 동안 독일에서 들여온 셰퍼드 종자견을 사기 위해 큰돈을 내는 사람들을 보며 앞으로 동물 사업이 유망할 것이라 생각했다. 1997년 회사를 그만두고 경남 통영에 농지 600평을 구입, 관상조를 사육.판매하는 농장을 차렸다. 모아 둔 돈과 농협 융자금을 합쳐 1억2000만원을 투자했다. 브라질 등에서 희귀새를 들여와 일본 등에 팔았는데 매년 3만쌍을 수출했다. 한 해 매출은 6만달러. 이벤트행사에 새를 빌려주고 벌어들인 돈도 상당했다. 그러나 영화도 잠시. 겨울철 사육장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연탄을 썼다가 새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사육장 안에 방치해 놓은 깃털에 불이 붙었던 것이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휴대전화용 새 사육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고 화환 겸용 새장도 만들어 팔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03년 태풍 '매미'에 전시장과 농장에 있던 새들이 날아가버렸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수거한 새는 30여마리에 불과했다. 다음해 봄 그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운도 실력이죠." 그는 전화번호 끝자리를 '0001'로 바꿨다. '알알알'이라는 전화번호를 볼 때마다 '세계적인 새 테마파크'를 만들고야 말겠다는포부를 되새기고 있다.

 

[사례 2] 남들 한다고 따라 했더니…

 

2년 전 조모(26)씨는 가족회의 끝에 보드게임방을 내기로 결정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데다 손님들이 알아서 즐기니 가게 관리도 쉬울 것 같았다. 커피숍 분위기여서 만약 장사가 안 돼도 전업이 쉬울 거라 생각했다. 집에서 운영하던 철물점을 정리하고 부동산을 팔아 6000만원을 마련했다. 여기에다 은행 대출금 2000만원을보태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상가 3층에 가게를 냈다. 문을 열기 전에 조씨는 다른 지역에 있는 20여곳의 보드게임방을 답사해 인기 게임들을 파악했다. 그의 어머니는 당시 유행하던 '버블티' 등 음료수 제조법을 익혔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가맹점이 아닌 독자 브랜드로 문을 열었고 손님에게 게임을 설명하며 가게를 관리하는 전문 매니저도 고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손님들은 냉정했다. 숙련되지 않은 아르바이트생들을 금세 알아차렸다. 할인 혜택까지 주며 초등학생 손님을 끌어들였더니 고교·대학생·어른 등 다른 고객들이 "너무 소란하다"며 발길을 돌렸다. 조씨는 다니던 디자인회사까지 그만두고 가게에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말 가게를 내놓았지만 불경기인 터라 여태껏 새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조씨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셈치고 이번 실패를 백분 활용해 다음에는 꼭 성공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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