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경쟁으로 공멸 직전까지 내몰린 창업시장에서 니치마켓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 고객층을 세분화하면 더욱더 세분화된 시장이 있다는 의미의 니치마켓은 숨어 있는 시장을 발견, 신선한 아이템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잠재수요는 있지만 수요를 만족시켜 주는 사업이 아직 없는 분야를 찾아내거나 기존의 제품을 새롭게 혁신하는 것, 성숙기 업종을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거나 리모델링하는 것이 틈새사업의 대표적인 예다. 트렌드를 겨냥해 이전에 없던 시장을 창출한다면 금상첨화다.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즉석손두부전문점은 중상류층을 주고객으로 겨냥, 틈새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목판두부를 판매하는 콩두야(www.congdu-ya.co.kr)는 한모에 4,500원인 고급두부를 판매하지만 중고생 자녀를 둔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강원도에서 기른100% 국산 콩을 사용하고 집안으로부터 두부제조 비법을 전수받아 한모 한모 직접 손으로 담아내는 목판두부이기 때문. 두부의 종류는 서리태흑두부, 순두부, 부침용 야채두부와 콩물, 되비지, 서리태검은깨두유, 도토리묵 등으로 점포에서 직접 만든 것을 판매한다.

 

서울 대치동에서 즉석손두부전문점을 운영하는 박성호씨(46)는 20년 동안 두부에 몸담아온 두부전문가다. 웰빙 바람이 불기 전인 2002년, 인스턴트가 아닌 ‘슬로푸드’가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본 박씨는 대치동에서 콩물과 목판에 담은 재래식 두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4,500원짜리 손두부는 당시만 해도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한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반찬재료이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고소득층에서는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박씨는 콩을 갈아내는 장치와 비지에서 분리해내는 여과기, 솥이 혼합된 기계 한대와 콩물제조믹서기, 인테리어비, 두부를 담는 목판 등을 준비해 창업했다. 창업한 지 2년이 넘은 대치동의점포에서는 하루 매출 100만원을 웃돌 정도로 입소문이 나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창업비용은 10평 기준 6,000만원. 이밖에 즉석에서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는 이동두부판매점도 주부를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

 

선진국에서 자리잡은 유망 아이템을 국내에 들여온 경우도 있다. 비만인을 타깃으로 문을 연 큰옷전문점이 그 예. 비만인구가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비만인을 위한 의류점이 안정된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단계다. 온라인에서 빅 사이즈 의류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은 ‘빅앤빅’(www.bign-big.com)은 화려한 색깔과 유행감각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비만인에게 의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유행에 맞는 의류를 입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성공한 케이스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오프라인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 주안에서 빅앤빅 매장을 운영하는 이희용씨(40)의 경우 지난해 6월 오픈해 현재 월매출은 1,500만원 정도다. 이중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제한 월순수익은 550만원 정도. 12평 매장 창업비용은 권리금 없이 보증금 1,000만원에 개설비 7,000만원이 들었다.

 

니치마켓의 본뜻에 충실한 또 다른 업종은 기능성 임산부용품전문점. 이 사업은 임산부를 주고객으로 삼는다. 임산부용품이나 출산용품들을 판매하는 곳은 많지만 원스톱으로 쇼핑이 가능한 전문점은 거의 없었다. ‘토끼랑여우랑’(www.tokihouse.co.kr)은 임산부의 산전 관리부터 출산 후 신생아 양육까지 전과정에 필요한 용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특히 기능성 제품을 다량 구비하고 있다. 박기수 사장은 “아동복대리점을 오래 운영하다 보니 임산부나 태아 관련 상품 문의가 많이 들어왔고 아직 임산부와 수유부를 위한 전문시장이 없다는 점에 착안,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15평 매장 기준 창업비용은 6,000만원선. 기존 음식점의 다양한 메뉴 중 특정분야를 전문화해 성공하는 것도 외식업 니치마켓 전략으로 주목할 만하다. ‘라볶이’만을 판매하는 ‘디델리’(www.d-deli.co.kr)는 10대 여학생들에게포커스를 맞추고 메뉴를 세분화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 15평 매장 기준 창업비용은 4,000만원선.

 

쓰레기 처리가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종량제봉투의 크기에 딱 맞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미려하고 손쉽게 쓰레기봉투를 탈ㆍ부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쓰레기통 유통사업도 등장했다.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은 종량제봉투와 일반 쓰레기통의 크기가 맞지 않아 냄새나 오물이 새어나오고 종량제봉투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등 기존 쓰레기통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데서 출발했다. 종량제봉투를 쓰레기통 내부에 부착해 꽉 찼을 때 떼어내기만 하면 된다. ‘크린업코리아’(www.cleanupkorea.com)는 전국 주유소와 학교, 아파트부녀회, 관리실, 일반회사, 관공서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가정용 쓰레기통의 경우 종량제봉투에 맞춰 10ㆍ20ㆍ50ℓ의쓰레기통을 개발했고 뚜껑에 쓰레기를 압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기존 종량제봉투보다 2배 이상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 차량형으로영업하며창업비용은 1,500만원선이다.

 

연료절감형 기능성 냉각수필터는 자동차 내부의 냉각수통과 라디에이터를 연결하는 호스 중간에 부착해 녹스는 것을 방지하고 연료절감이 되도록 만든 상품이다. 보통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한번씩 갈아주는 냉각수는 운전자가 소홀히 관리하기 쉬운 부분. 그러나 이로 인해 냉각수 순환장애, 엔진과열, 연비저하가 발생하고 연료소모가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기능성 냉각수필터에는 정화기능이있어 라디에이터에 쌓이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부식을 방지하여 연비를 절감할 수 있다. 7만원짜리 필터 한개를 장착하면 장착하지 않은 차에 비해 1,500km 기준 한달에 5만~7만원의 연비가 절감되는 것이 장점. 업계 최초로 냉각수필터 판매업을 시작한 ‘냉각수필터’(www.emctech21.com)의 경우 물품구입비 1,00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다. 글/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자료원 한경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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