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를 가족 창업으로 극복하자." 최근 불황 속에서도 가족 및 모자, 부녀지간 등 가족이 함께 창업하거나 나중에 가족창업에 합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창업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늘어나는 가족 간 창업은 철저한 분업화와 가족이라는 믿음으로 똘똘 뭉쳐 불황을 극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창업컨설팅업체 트라이아나 김중민 사장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가족단위 창업이 늘고 있다"며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은 직원들 때문에 속 썩을 필요가 없으며, 인건비 부담도 적어서 불황을 극복하는 데 좋은 경영사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육의명대학 정태석 유통경영과 교수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가족 창업에 대해 "가족끼리라도 정확한 자본금 형성에 따른 수익 분배와 수익구조, 역할 분배를 확실히 정한 후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장사가 안 될 때 가족 불화로까지 번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미리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대성물산의 초밥 테이크아웃점인 `스시야`를 운영하고 있는 서애희(80)ㆍ강교순(60) 모녀는 30여년간 한 장소에서 장사를 해 누구보다도 대학로를 잘 알고 있는 대학로 토박이. 강씨는 29년 전 지금의 위치에서 고인이 된 남편과 지물포를 창업해 올초까지 운영했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지난 7월 같은 자리에서 초밥 테이크아웃점인 스시야를 오픈했다. 강씨는 "늦은 나이에 새로시작하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지물포시절부터 남편과 함께 일을 도와주었던 친정어머니가 지금까지 30년간 함께 일을 하고 있어 든든하게 새출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가 전반적인 운영과 주방을 책임지면 친정어머니인 서애희 여사는 계산과 함께 딸을 도와서빙을 한다. 집에서는 모녀지간이지만 매장에선 철저히 분업화해 일한다. 스시야 창업비용은 점포 10평 기준으로 총 2770만원 정도(보증금 제외). 본사에서 판촉홍보비를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가맹비 300만원, 실내외 인테리어비용 1420만원, 기자재 및 시설비 1050만원 등이다. (02)352-3411

경기 동두천에서 태창가족의 생맥주 전문점인 `쪼끼쪼끼` 생연 1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만(53) 씨는 아내 서영희(50) 씨와 두 아들인 용휘(26)ㆍ명휘(23) 씨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김씨는 중소기업 근무 후 10여년간 공구가게를 운영하다가 불황으로 접고 재창업을 하게 됐다. 그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요즘같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같이 있으니 좋다"며 가족창업 예찬론을 펼친다. 가족끼리 운영하는 데 있어 철저한 분업화는 필수. 김씨는 전반적인 운영과 회계를, 아내인 서영희 씨는 주방을, 두 아들 용휘ㆍ명휘 씨는 서빙을 한다. 신메뉴 개발과 특별 이벤트 같은 경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만든다. 총창업비용은 점포 21평 기준으로 7000만원 정도. 여기에는 가맹비 1000만원, 실내인테리어 2700만원, 물품대행비(식기+소품+교육비) 500만원, 간판 및 아웃테리어 등 공사비(별도 견적)에 1000만원, 기자재 일체 1800만원, 보증금 200만원(환급) 등이 포함돼 있다. 기타 카드체크기, 화재보험 가입, 판촉 및 홍보비는 일체 본사에서 지원해 준다.(02)415-6000

쿠도F&S의 복합게임문화공간 `지투존`에서는 부녀와 모자지간 창업 사례가 특히 많다. 지난 8월 인천에서 헤어미용실을 접고 석남점을 창업한 김태은(52) 씨는 처음에 PC방 문화와 젊은 감각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제과점을 하던 아들 이재식(31) 씨가 동참하면서 어려움을 말끔히 해결,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어머니 김씨는 전반적인 운영과 회계를 맡고 아들 이씨는 매니저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내고 고객들을 관리한다. 창업비용은 점포 70평 기준으로 약 2억6000만원. 여기에는 건물 임대료를 제외한 임대보증금, 인테리어, 시설비, 판촉홍보비가 들어 있다. 별도의 가맹비는 없다. 현재 하루 평균매출은 80만~90만원(주말 120만원)으로 월평균 2500만~3000만원이다. (02)3789-6262. 자료원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