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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세일러 '넛지'....비합리적인 인간행동분석하는 행동경제학 다뤄행동경제학...강압이 아닌 스스로 선택토록 '자유주의적 개입' 필요
미국의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가 9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2014년 6월 22일 독일 키엘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상 수상식에 참석한 세일러 교수. DPA·AP/뉴시스. (C)창업일보.

(창업일보)박병현 기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72) 교수는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분석을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의 대가이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항상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에 출발한다. 즉 인간은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보고 현실에서 이러한 사람들의 독특한 행동을 연구한다.

가령 토요일 오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나가서 운동을 하는게 좋겠다고 말하지만, 막상 오후가 되면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으로 풋볼 게임을 본다. 그러한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와 같은 항목을 연구한다.

위에서 예로 든 항목은 이번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 대학 교수가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쓴 책 '넛지(nudge)'에 예항으로 제시한 한 대목이다.

바로 이 책은 완벽할 것 같지만 때로는 비합리적이고, 때로는 비이성적인 인간의 행동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보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공항의 남자 화장실. 소변이 과녁을 빗나가거나 밖으로 튀는 양이 많아 악취의 원인이 됐는데, 간단한 조치로 이를 80%나 줄였다. 소변기 중앙에 검정색 파리를 그려 넣었던 것. 

굳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는 긴 경구를 써넣을 필요 없이 가벼운 스티커를 하나 붙여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넛지는 강압적이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보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하도록 부추기는 일종의 행동경제학 이론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넛지로 바꿀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지난 2008년 출간된 이 책은 전세계 중 국내에서 40만부 넘게 팔려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린 만큼 우리에게도 익숙한 책이다.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일러 교수는 '경제 주체의 완전함'을 전제로 하는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행동을 바탕으로 '행동경제학'을 분석했다. 그가 책에서 말하는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를 찌르기'라는 뜻으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한다. 

인간의 불완전한 속성상 과도한 간섭이나 강요는 오히려 반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벨상위원회는 세일러 교수의 이론에 대해 "심리학적 연구가 경제적 의사결정에 적용되는 것을 통찰하는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라며 "행동경제학을 통해 인간이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좀더 현실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책 넛지에는 단순히 이론만 소개된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과 주식시장, 사회보장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 직접 제시돼있다. 넛지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해 '약탈 대출'로 규정하고 넛지식의 규제적 간섭을 강조한다.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서도 신용불량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신용카드 회사들이 매년 모든 요금을 합산한 명세서를 발송하도록 제안하기도 한다. 

세일러 교수는 넛지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현 기자  junghoo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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