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 봉급쟁이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이란 자조섞인 말은 이미 한물 지나갔다. 또 어떤 신조어가 생겨나 간담을 서늘하게 할지 모를 일이다.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지금, 이웃나라 일본에서 ‘주말창업’이 인기라는 소식에 봉급쟁이들 귀가 번쩍 뜨이는 건 당연한 이치다. 때마침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남는 시간도 많아졌다.주말창업 바람은 한국에도 상륙했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과 주말에는 사업가로 뛰는 이가 적지 않다. 슈퍼 샐러리맨으로 거듭나는 특급 프로젝트, 주말창업의 세계를 파헤쳐 보자.

 

주말창업의 개념은 간단하다. 기존 직장, 직업을 유지하며 주말을 이용해 또 다른 사업을 하는 게 바로 주말창업이다. 기존의 투잡스나 듀얼잡에서 한층 더 세분화된 개념인 셈이다. 가족이나 믿을 만한 지인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족창업, 동업과도 맞물린다. ‘평일 직장인, 주말 사업가’의 기본 골격을 갖춘다면 그는 곧 주말창업가(Weekend Entrepreneur)다.  주말창업은 일본에서 움텄다. 장기불황이 뚜렷해진 90년대 이후 열풍이라 할 만큼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도 여전히 대중매체의 단골로 소개되는 기사거리이자 전문 컨설팅 영역까지 만들어진 ‘돈 되는’ 분야다.

 

주말창업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지난해부터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뚜렷해지면서 가시방석 봉급쟁이의 돌파구로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회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무턱대고 사표를 던지고 창업할 게 아니라 고정수입과 회사 울타리는 그대로 두고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해 2배 수입을 챙기자는 게 ‘한국형 주말창업’의 태동 배경이다. 갈수록 실패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말창업을 돋보이게 하는 이유다. 마침 여유시간도 늘어났다. 지난 7월부터 공기업과 금융ㆍ보험업,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고 법정노동시간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되면서 더욱 관심이 고조되는 상태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또 다른 가능성을 개척하려는 프런티어 성향의 샐러리맨에게 주말창업은 놓칠 수 없는 사냥감이다. 못 말리는 부자 신드롬도 한몫 한다. 빠듯한 봉급만으로는 10억 부자 되기가 요원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주말창업은 솔깃한 유혹이다. 이래저래 주말창업은 슈퍼 샐러리맨을 꿈꾸는 이들에게 당분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주말창업의 장점은 △저위험ㆍ고소득 △고정수입+플러스 수입 △좋아하는 일로 요약된다. <한국형 주말창업>의 저자 최효진씨는 “안정적인 수입과 좋아하는 일에서 얻는 기쁨, 추가 수입이 주말창업의 공식”이라고 말한다. 월급쟁이와 사장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면서 장점은 극대화시키는 환상적인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고르는 게 우선이다. ‘사업이나 하자’가 아닌 일단 시작한 다음 잠을 줄여서라도 애정을 쏟을 만큼 흥미로운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템 고르기가 성공의 관건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주말창업 사실을 회사에 알릴 필요는 없다는 게 경험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사업에 전력투구를 하지 못하는 만큼 주위의 도움이 필수지만 굳이 회사에 알려 오해를 살 필요는 없다”는 게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수시로 인력 감축이 단행되는 마당에, 애써 자기 이미지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웬만한 대기업에서는 ‘겸직금지’를 사규에 명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회사에서는 최선을 다해 본분을 지키고 나머지 시간에 사업가로 변신, 철저하게 두 얼굴을 가지는 게 해결책이다.

 

주말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이가 아니다. 신문기자로 일하며 주말에는 바(Bar)를 운영하는 용원중 사장은 “열정과 시간 안배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문제없다”고 잘라 말한다. 후지이 고우이치씨도 “직장인들이 회사생활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전직, 자격증, 부업,독립창업보다 주말창업이 훨씬 안전하고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주말창업은 직장의 안정감을 잃을 염려가 없어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성공할 경우에는 독립창업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자금을 최소화해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운다’는 마인드가 전제조건이다. 당연히 대출로 자금을 만드는 것도 금물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면 과중한 스트레스로 잃는 게 더 많을지 모른다”며 철저한 준비와 자본의 최소화, 흥미로운 분야에 투자하는 원칙을 지킬 것을 권했다. 자료원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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