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창업철인 가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북적거려야 할 창업 시장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조기퇴직, 청년실업 등으로 창업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 창업건수는 오히려 계속 줄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자 예비 창업자들이 개업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5일부터 3일 동안 열렸던 ‘2004 창업 박람회’에는 3만명 이상의 예비 창업자들이 찾았다. 하지만 서울지방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서울지역 소상공인센터 지원을 받아 창업한 사례는 모두 4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예년에 비해 망설이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다는 방증인 셈이다.

 

창업전문가들은 이처럼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예비 창업자들이나 업종을 바꾸려는 창업자 등에게 ‘맛보기 창업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라고 권한다. 맛보기 창업프로그램은 ‘창업인턴제’라고도 불린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맛보기 창업프로그램은 별도 비용 없이 창업 실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다. 현장 경험을 통해 적성에 맞는지, 사업성이 있는지 등을 미리 따져볼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창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맛보기 체험을 통해 창업을 하는 사례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주부 홍수현(42·서울 방이동)씨는 올해 초부터 반년 넘게 창업을 고민하다 ‘맛보기’ 체험을 통해 얼마 전 음식점을 개업했다. 사실 그도 몇천만원이란 큰돈을 투자했다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장사를 해본 경험도 없고 경기마저 좋지 않아 주위 사람들이 모두 말렸다.

 

하지만 홍씨는 눈여겨봐둔 프랜차이즈점 장사가 워낙 잘돼 미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의 고민을 옆에서 지켜보던 본사가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한 달 동안 다른 가맹점에서 직접 창업을 체험해 본 뒤 결정을 하라는 거였다. 처음에는 손님맞이, 신발정리, 홀서빙, 뒷정리 등 손님접대의 기초부터 배웠다. 5일쯤 지나고 나서부터는 주방에 들어가 재료 준비, 설거지 등을 했고 나중에는 요리를 매뉴얼에 따라 직접 만들어보기까지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홍씨는 막연한 불안감을 벗고 자신감을 얻어 창업을 하기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협회 및 체인본사 주요 창업지원 프로그램

단체&업체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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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프랜차이즈협회

창업아카데미

ikf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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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

서울외곽지역 순회소자본창업설명회

kfa21.or.kr

02-578-4201

제너시스

창업체험캠프

changfocus.com

02-3403-9148

해리코리아

창업인턴제

harrykorea.co.kr

02-529-4355

GI머천다이징

창업체험교실

binskorea.co.kr

02-582-4704

이타비즈

창업인턴제

itabiz.net

031-719-6233

 

맛보기 창업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창업관련 협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강병오 에프씨창업코리아 대표는 “이들 단체가 운영하는 과정은 비교적 객관성을 갖춘 편”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체험 때는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지, 실패확률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중소기업청 후원으로 ‘창업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협회는 창업 기초교육을 이달 셋째주에 끝내고 27일부터 ‘창업 실무교육’과 ‘창업 체험교육’을 업종별로 나눠 진행한다. 체험교육은 실무교육 신청자만 받을 수 있다. 실무와 체험교육 참가신청은 협회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은 체험과 창업자금 지원 등을 통해 참가자들이 창업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체험교육에서는 협회 추천 우수본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에서 점주·종업원 역할 실습을 32시간 동안 해볼 수 있다. 또한 교육을 마친 창업 희망자는 최고 5천만원까지 대출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 대출지원은 협회의 창업자금 대출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우수 체인본사가 해준다. 다만 주점 창업은 이번 대출지원에서 빠지지만, 소상공인 지원센터 대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울러 한국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가 다음달 서울 8개 지역을 돌며 여는 소자본창업 설명회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설명회는 창업 관련 강의뿐만 아니라 창업전문가들과 함께 해당지역 상권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참가 희망자는 협회로 전화나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신청하면 된다.

 

만일 창업하고 싶은 아이템이 이미 정해져 있으면 해당 업종 프랜차이즈 본사의 맛보기 창업기회를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다. 요즘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 확보가 어려워지자 무료 맛보기 창업프로그램 같은 예비 창업자들을 겨냥한 지원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부 선두 업체들은 자체 교육장을 따로 마련하거나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심상훈 작은가게 창업연구소 소장은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업체들이 대체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는 외식업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창업 체험캠프를 연다. 매달 3~4일 이틀 동안 경기도 이천 연수원에서 창업 준비에필요한 실무이론과 매장운영을 위한 실습 등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치킨·피자·샐러드 복합점 ‘브링웰’을 운영하고 있는 해리코리아에서는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사흘간 ‘창업인턴제’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하루 6시간씩 내부운영 시스템과 창업 전반에 관한 실무 경험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첫날 실시한 적성검사와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종합평가와 구체적인 창업상담도 해준다.

 

일부 업체는 특별히 체험프로그램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고 원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직영점이나 가맹점에서 직접 일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관심 있는 업종이 있으면 본사에 체험 기회를 적극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최근에는 기간을 정해놓고 이벤트 형식의 맛보기 창업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 업체들도 꽤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치킨·피자 프랜차이즈 ‘빈스’는 한시적으로 한 달동안 가맹점에서 일한 뒤 창업을 결정하도록 하는 창업 체험교실을 연다. 예비 창업자들은 먼저 본사 교육을 받은 뒤 배정받은 가맹점에서 월급 사원으로 근무하며 조리 기술과 포장 방법, 배달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물론 준비되지 않은 업체들이 의욕만 앞세운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참가 전에 내용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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