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배우자를 창업 동반자로 삼는 부부창업이 늘고 있다. 맞벌이 생활을 하던 부부가 공동으로 창업자금을 내놓고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부부 사장님'으로 거듭나고 있다. 백년해로를 꿈꾸는 부부사장들은 각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으로 운영을 나눠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업비중이 높은 아이템이 인기. 남편은 마케팅, 수금, 배달을 담당하며 아내는 매장 및 주방 관리를 맡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부부창업을 일컬어 `잘하면 최선의 선택이지만 잘못하면 최악의 결과`라는 말이 있듯이 의견충돌을 일으키면 곤란하다. 어떤 업종을 선택할 것인지,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인지 꼼꼼히 따져야만 갈등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창업e닷컴의 이인호 대표는 "부부창업은 대개 생계형 창업으로, 한 가정의 사용 가능한 자금을 올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공하지 못하면 대안이 없는 만큼 부부가 공동의 합의하에 아이템을 선정하고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공사례]

지난 4월 서울 명동의류 앞에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을 창업한 김병필, 노정리 동갑내기 부부는 전 직장의 커리어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20여년간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한 김 사장은 전직 마케터 담당자답게 금전문제를 책임지고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외국인 손님까지 거뜬히 받아내고 있다. 고교 교사 출신인 노 사장은 학생들을 가르친 꼼꼼하고 친절한 성격으로 인력관리 및 접객을 담당한다. 특히 깔끔한 성격의 노 사장이 주방관리를 맡으면서 김 사장은 바깥일 보기가 더 수월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추진력이 강한 제 성격과 세심한 아내 성격이 더해져 점포가 저절로 굴러가는 기분"이라며 "특히 친절한 아내 덕분에 단골이 늘면서 월 4000만원 매출이 꾸준히 늘며 연말까진 6000만원 고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좌동에서 비타민웰빙치킨 전문점 `앤조이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서영득, 김경미 부부는 하루 평균 70만원에 이르는 순익을 올리고 있다. 서 사장은 "남편인 제가 홀서빙과 배달을 전담하고, 아내는 주방에서 요리를 맡으면서 콤비를 이루고 있다"며 "인건비가 절약되고 순익도 높아지다 보니 요즘엔 저축이 늘어나는 재미에 산다"고 말했다.

 

의정부에서 삼겹살 전문점 `돈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조경은, 유미아 부부는 역할분담에 성공한 케이스다. 10년 영업 사원 경력이 있는 남편 조 사장이 홀에서 손님을 접대하고, 음식솜씨가 좋은 부인 유 사장은 주방과 점포 운영을 맡고 있는 것. 조 사장은 "가게를 연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싸고 맛있고 친절한 집`이란 소문이 돌면서 주말엔 하루 25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고, 유 사장은 "하루종일 함께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부부금실도 좋아졌다"고 웃었다. 특히 이들 부부는 삼겹살을 먹을 때 안경에 기름이 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 사장의 제안으로 홀에 안경세척기를 두는 등 고객 서비스에 신경쓰고 있다. 조 사장의 퍼주기식 장사 철학에 바탕한 채소 무제한 제공 서비스를 통해 단골고객도 많이 확보했다. 원할머니보쌈 수락산점을 운영 중인 50대 유동진, 신덕순 공동사장은 부부의 후덕한 인심 덕에 하루 350만원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고 있다. 단골고객이라는 최원용(31) 씨는 "성실하고 듬직한 바깥어른과 푸짐한 손맛을 자랑하는 안주인께서 부부라는 걸 알고 더 자주 오는 편"이라며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푸근한 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부부창업 시 유의점]

성공 사례도 많지만 공동으로 창업하고 운영하다 보니 유의할 점도 적지 않다. 부부창업 시 유의점 5가지를 소개한다. <1>아이템 선정은 부부 합의가 중요하다. 업종 선택은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고 부부가 역할분담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사업에 매력을 갖지 못하고 의욕을 상실하면 다른 한쪽의 힘만으로는 운영이 힘들다. <2>역할분담은 확실히 해야 한다. '내가 없으면 당신이…'하는 식은 곤란하다. 부부 사이라도 업무분담은 확실히 해야 하고 자신이 맡은 영역에 대해선 완벽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성공창업의 필수요소다. <3>근무시간과 출ㆍ퇴근시간을 철저히 해야 한다. '우리끼리 하는 장사'지만 근무시간, 출ㆍ퇴근시간, 휴무일 등을 명문화하고 정확히 지킴으로써 고객의 신의를 얻는 것은 물론 나태함을 물리칠 수 있다. <4>계산은 정확히 해야 한다. 창업비용, 일ㆍ월 매출액, 각종 비용, 순이익 등에 대한 계산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특히 부부의 주머니에서 손이 들고 나기 때문에 공적인 돈과 사적인 돈의 철저한 관리가 더욱 요구된다. <5>대화를 많이 나눠야 한다. 가정과 직장(가게)의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대화의 기회와 시간을 늘려 항상 의견을 조율해야 하며 모든 일에 합의를 거쳐 공동의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원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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