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가격은 어느 지역, 어떤 곳이던 메뉴와 연관되는 가격을 고지한다. 김치찌개 가격이 7천원이나, 바지락 칼국수 가격이 6천원 하지는 않는다. 특별하게 유명한 맛집이라든지, 무슨 배짱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가격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아는 상식선의 가격이라는 가이드 라인은 분명하게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고픈 바는 다름아닌 제대로, 더 나아가 남보다 나은 가격을 받기 위한 장치적인 요소에 대한 지엽적 문제들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단돈 100원이라도 더 받는 것이 실질적 이익이지만 경기가 나빠서, 지역 소비 수준이 낮아서, 시설이 뒷받침하지 않아서, 경쟁점이 너무 많아서 등의 이유로 제 가격을 받지 못한다는 말들을 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경쟁점이 많다는 이유로 저가격을 고집한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또 경기가 나쁘다고 비싼 음식은 아무도 먹지 못할 거란 판단도 조심해야 한다.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여러분도 잘 알듯이 어느 정도 공을 들였는가 확인되어지는 인테리어 시설이다. 메뉴판이 밖으로 표현되지 않은 식당이라면 밖에서 들여다 보여지는 내부 시설의 수준으로 비싼 집, 그렇지 않은 집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인 습관이다. 따라서 같은 김치찌개를 팔더라도 인테리어에서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면 4천원을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두번째는 메뉴판이다. 어떤 메뉴판으로 표현했는가에 따라 가격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아크릴 메뉴판이나 직접 손으로 갈겨 쓴 메뉴판, 디자인 없이 적당히 프린트하여 코팅한 메뉴판이라면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제 옷을 입힐 수가 없다. 메뉴판이 번듯할수록 같은 삼겹살이라도 그 품격은 달라진다. 세번째는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포장마차에서나 봄직한 단순한 멜라민 그릇이나 집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구시대 디자인의 그릇은 이미 음식의 생명력을 잃게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음식은 고급스러운 그릇에 담길수록 빛을 발한다. 그래야 지출하는 고객의 만족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네번째는 음식의 모양이다. 음식의 모양은 정성이다. 정성이 담긴 음식이 비싼 것은 당연한 이치다. 흔하디 흔한 냉면이라도 고명을 보기 좋게 얹고, 육즙을 정갈하게 담아 낸다면 이는 허례적인 밑반찬이 필요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가격은 고객이 해당 음식에서 익숙한 경험으로 얻어진 상식적인 인정 가격을 뛰어 넘어서는 곤란하다. 가격의 차이가 빛을 발할 때는 오로지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일 때뿐이다.  그릇 가득 내어주는 칼국수의 가격이 불과 2천5백원(대전 대흥동의 모분식).  선지가 푸짐한 국밥 한 그릇의 가격이 불과 2천원(허리우드 극장 인근의 모식당). 남자 넷이 먹어도 남길 수 밖에 없는 활어회가 3만원. (부산의 모 회 체인). 하지만 상식을 넘는 비싼 가격으로 선전하는 식당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3박자, 4박자가 다 맞아 떨어진다면 가격은 사실 점주가 정하기 나름인 내용이다. 고객이 인정할 수 있는 그런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면 다른 식당보다 1~2천원 혹은 그 이상 비싸다고 욕할 정도로 무지한 고객은 많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창업 초기에 보다 완벽을 기한 준비를 한다면 남보다 더 많이 남는 장사로 시작할 수 있다.

 

▶ 대박식당 사례.

 

사당동 지하의 소형 주점은 소주 한병의 가격이 6,500원이다. 물론 일반적인 소주 그 자체는 아니다. 약간의 가미를 했다. 박카스와 섞기도 하고, 생과일을 갈아서 소주와 배합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류의 종류만 60여가지가 넘는다.  이밖에도 모든 안주류가 대부분의 퓨전주점이 고수하는 중저가 전략과는 위배된다. 계란말이가 12,000원, 냄비라면이 5,000원이다. 일반적인 가격을 뛰어 넘는 전략을 개업 이래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손님이 찾는 것도 아니다. 지하 1층 20여평 규모에서 흡수할 고객은 일반 주점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차별화된 상호와 더불어 유리를 바닥에 깔고, 곳곳의 빈 부분을 앙증맞은 소품으로 채운 것 역시 비슷하다. 그러나 남다른 점이 있다면 메뉴판 하나부터 종업원들의 복장, 서비스 태도, 서비스되는 그릇이 여느 집보다 우수하다는 것이다. 메뉴판은 읽어보는 재미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가득하다. 그리고 음식을 담아내는 각종 그릇들이 손쉽게 구하기 힘든 그러면서도 특이한데 예를 들면 대나무를 반으로 갈라 테이블 위에 놓았는데 필자는 그것이 수저집일거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재떨이였다. 그리고 입식 테이블 눈높이에 맞춰 주문을 받는 일본식 스타일의 서비스는 조금 보담스럽기는 하지만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서비스의 기초 품질을 높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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