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를 선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내가 주력으로 상대하고 싶은 고객이 누구인가의 문제다. 따라서 상권조사라든지 입지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업종(주메뉴)이 결정되었을 경우의 수다.

 

예를 들어 삼겹살을 팔겠다고 마음을 먹은 경우 점포를 선정하기 위해서 무작정 유동량이 많은 지점을 찾는 방법은 고단한 작업이다. 그 까닭은 업종에서 연관되어지는 다양한 이미지 및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유입 가능한 가능 고객은 얼추 결정되기 때문이다. 삼겹살집을 하면서 유동량이 많다는 이유로 중고등학교 진입로에 창업을 해서는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 없다. 삼겹살이란 식사의 개념보다도 술안주에 가까운 업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술을 마실 수 없는 청소년층은 절대고객에서 제외를 시킴이 마땅하다. 또 업종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점주의 나이가 어떠한가에 따라 상대할 목표 고객의 연령이 바뀔 수 있다는점이다. 중년층이라면 나이 지긋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편할 것이고, 20대 청년 창업자라면 아무래도 대학생을 상대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 장사도 결국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원활한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때문에 창업자의 연령대는 기본적으로 가망 고객을 미리 계획할 수 있다.  물론 창업자의 나이에 따라 목표 고객을 단정짓는다면 이도운영의 재미는 없다. 거주지의 문제라든지, 창업비용의 문제, 혹은 기존 시설을 인수함으로 인해 결정지어질 고객의 편차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종이 결정된 경우에 생각해야 할 성공의 로또는 창업 비용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함이 정답이다. 신규 창업을 계획한다면 자신이 선호하는 고객이 가장 많은 힘을 발휘하는 지점을 찾아야 하며, 기존 시설 인수 창업을 계획한다면 해당 지점에 리더 고객층이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그들의 취향대로 메뉴를 세팅해야 할 것이다. 이를 다시 한 번 풀이하면 삼겹살을 시설부터 새로 계획할 자금이라면,

 

- 본인의 나이와 경험을 감안하여 선호 고객을 정하고

- 그러한 고객이 많이 이동하는 지점을 선택하여

- 점심과 저녁 중 어떤 시간대에 지출을 더 계획하는가 판단하여

- 점심에 집중할 것인지, 저녁에 집중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기존 시설 인수를 계획해야 할 자금이라면

 

- 삼겹살로 바꾸어도 적합한 식당을 찾아내어

- 해당 지점의 주요 이동 고객의 연령대를 분석하여

- 그들이 선호하는 시설을 가미하고

- 그들이 인정할 수 있는 가격대에 맞는 메뉴로 구성할 수 있다.

 

둘째는 업종(주메뉴)이 결정되지 않았을 경우의 수다.

 

창업 현장에서 그다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뚜렷한 업종 결정도 없이 점포를 찾는 사례도 많다. 창업 자금이 비교적여유가 있거나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는 창업자들이 선택하는 유형인데, 이들은 상권분석의 기법을 잘못 이해하여 유동량이 숫자가식당의 매출을 결정한다는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들이다. 반복하지만 상권에서 파악하여야 할 것은 유동량의 수가 아니라 유동량 중 가장 주력된 고객층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시간당 1천명이 쓸고 다니는 거리라 할지라도 내가 팔고자 하는 아이템을 사줄 수 없는 이동자라면 이는 걸리적거리는 무의미한 존재다. 돈까스를 팔고자 하는데 남성 직장인 위주의 지점은 절대 돈이 되지 않는다. 갈비를 팔고자 하는데 노년층이 이동하는 동선이라면 이도 돈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구체적인 업종의 결정 없이 점포를 찾는 경우엔 희망 지점에서 가장 왕성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고객층을 찾는 일이고, 그들이 선호하는 업종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요구된다. 그리고나서 고객이 선호하는 업종을 내가 수용할 수 있을까 판단을 내려야 한다. 간혹 외식 프랜차이즈 간판을 단 가게를 볼 때 해당 메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유동인구를 볼 때면 마음이 쌉쌀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남 보기엔 좋은 지점에 오픈을 했을지라도 실제로는 매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동인구로 인해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 속내는 당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 희망 지점의 유동인구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계층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 그들이 선호하는 업종군을 기 분포된 식당 리스트로 파악하여

- 세팅 된 인테리어 시설의 수준과 메뉴 가격을 분석하여

- 내가 지닌 창업자금으로 접근이 가능한지를 가늠해보아야 한다.

 

▶ 쪽박식당 사례.

서울 노유동의 꽃게 전문점의 사례다. 꽃게라는 메뉴는 일반인들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저가의 메뉴는 분명히 아니다. 꽃게탕이나 꽃게찜의 가격이 4인기준 5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메뉴가 소화되기 위해서는 목표 고객이 명확해야 한다. 가격적인 측면만 놓고 보더라도 외부에서 외식을 위해 집중하는 대형 먹자 상권이나 직장인들의 회식이 잦은 오피스가이거나 해야 한다. 아파트도 아닌 다세대 밀집 지역의 동네 상권에서는 결코 소화되기 힘든 메뉴가 바로 꽃게 전문점이다.  오픈을 할 당시에야 호기심 반 품앗이 반으로 찾았던 손님들이 한달이 지나자 이내 발길을 끊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집단 회식을 하는 직장인도 없는 평범한 동네 상권에서 매일처럼 부딪히는 일정한 고객들에게 꽃게는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매출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던 점주는 필자의 진단을 통해 저가이면서 가족들이 함께 찾을 수 있는 식사류에 가까운 메뉴인 굴밥 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하여 다소 회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만 이미 까먹은 손해 부분은 필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글/ 이경태. 창업과 사업아이템 대표컨설던트. 문의 019-870-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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