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국민의 1인당 술 소비량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자주 마시고, 많이 마시고,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애용한다. 때문에 많은 소자본 생계형 창업자들은 주점 창업에도 상당한 관심을 지니고 있다. 물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과 함께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서도 가능하다는 창업 환경이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다. 바로 여기에 주점 창업의 함정이 있다. 소자본 접근, 계획되지 않은 준비, 경쟁사를 무시한 입점 전략이 주점 창업의 현재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런 창업은 지양되어야 한다. 특히 소형 주점이라면 작은 동네 상권에서 일면식이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창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고 정확한 마케팅 지식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특화 된 서비스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시된다.

퇴근길목에 점포를 얻어라: 소형 주점은 꼬치구이를 파는 업소와 양념치킨을 파는 업소로 양분된다. 음식점을 겸한 대포집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 범주 안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다. 10평 내외의 규모로 비슷한 메뉴를 대표로 하는 소형 주점은 가장 중요시 해야 할 것이 바로 입지다. 입지는 최대한 퇴근 방향에 자리 잡아야 한다. 주택가 진입로에서도 퇴근하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입구에 점포를 얻어야 하고, 정류장도 하차라는 승객이 많은 곳이어야 한다. 퇴근의 한가함과 집이 가깝다는 안도감에서 가볍게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고객 배려야 말로 소형 주점에서 갖추어야 할 미덕이다. 출근 길에 본 간판은 생각나지 않지만 퇴근 길에 본 간판은 각인이 잘 되어 동네 친구를 불러 가벼운 술자리를 은연중에 생각하게 한다. 길 하나를 건너면 쉽게 찾아 올 수 있는데라는 업주 중심의 사고는 버려야 한다. 고객을 편하게 하는 것은 점포 경영의 첫걸음이다.

출입구에 물건을 쌓아놓지 말 것: 대부분의 상가들은 3m 내외로 입구의 크기가 고정화 되어 있다. 그러나 좋은 점포를 얻는 일은 넓은 입구를 지닌 점포를 얻는 것과 같다. 입구가 길면 외부에서의 가시성이 크고, 집객력이 높아지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가장 좋은 점포는 상가의 코너 점포이지만 현실상 어려운 일이므로 업소를 정리하고 단장하여 입구를 길고 넓게 보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출입구에 물건박스와 비품을 놓지 않는 일이며, 계단의 턱을 없애고, 입구를 밝은 색깔로 색칠해 점포가 돌출되게 보이는 작업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어두운 느낌을 지우기 위해 간판에 간접 조명을 밝히는 일도 시도해봄 직하다.

중장년층을 공략하라: 소형 주점은 동네 주점과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 동네 주점의 고객은 당연히 동네 주민이다. 뜨내기 고객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나이가 젊은 계층 보다는 중장년 계층이 핵심 고객이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흔히 점포를 차리면 많은 계층의 고객을 흡수하고픈 욕심을 갖는다. 이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철저하게 한 계층의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목표를 지녀야 한다. 소형 주점에 20대 대학생들도 찾고, 50대 어르신들도 찾는다면 업소의 색깔이 흐려져 결국 아무도 찾지 않는 주점이 되어 버린다. 서로가 불편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자식간의 연배들이 자유롭게 술을 먹을 수 있는 도덕적인 문화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소형 주점의 고객은 절대적으로 40대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동네 어른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는 주점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절반의 성공은 이룬 것이다.

주고객층에 맞는 인테리어: 팔고자 하는 고객 계층이 결정되었다면 그에 맞는 시설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 장년층은 밝은 색조의 분위기보다는 차분한 색조를 선호한다. 철제의 날렵한 기물보다는 원목의 둔탁한 기물에 호감을 더욱 많이 갖는다. 음악도 업소 내부의 시설이다. 아무 생각 없이 요즘의 유행가를 트는 일보다는 고객이 한창 나이에 많이 들었을 70년대 대학 가요를 트는 것도 훌륭한 서비스가 된다. 추억을 느끼는 주점으로 인식될 수 있다. 현재 이용되는 좁은 고정 좌석보다는 넓은 착탈식 좌석을 마련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남들과 같은 구조로는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기적인 메뉴변화: 동네의 소형 주점은 메뉴에 잦은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꼬치구이, 생선구이, 치킨류, 탕의 일반적인 메뉴 구성을 벗어나 고객들이 만족스러울 특별한 메뉴를 주기적으로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소형 주점은 자본이 넉넉치 않기 때문에 시설의 변화를 주기도 힘들다. 때문에 살아있는 점포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메뉴를 변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중년 고객은 술을 마시기 위한 안주보다는 술을 즐기기 위한 안주를 필요로 한다. 건강에도 신경을 쓰면서 가격에서도 부담이 적은 안주가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양을 적게 해 가격을 낮추고, 쉽게 질리지 않도록 메뉴를 교체하는 일이야 말로 소형 주점에서 갖춰야 할 메뉴 클리닉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백화점식의 다양한 메뉴를 서비스하는 일보다는 빠르고 제 맛이 날 수 있는 그 업소의 대표 메뉴를 몇 가지로 제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 이경태. 창업과 사업아이템 대표 컨설던트. 문의 019-870-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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