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지난 여름 본 사이트에 게재된 것입니다. 최근 어려운 취업사정으로 인해 그 대안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정부나 언론 등 기타 사회분위기 역시 청년창업을 직간접으로 조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제때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은 엄연한 정책실패이고 사회구조적인 모순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물타기 전략에 쉽게 현혹되어 아무런 준비없이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창업성공자는 10분의 1에 불과하고 철저한 준비없는 창업자는 십중팔구 패배자의 대열에 서게 됩니다. 청년창업자의 신중한 결단을 촉구하며 이 글을 다시 싣는 이유에 가름합니다. / 편집자 註

굳이 수치를 인용치 않더라도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서 우리 사회는 청년창업이라는 카드를 제시한다.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창업박람회는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한 신문사는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를 대동하고 전국 순회 창업설명회도 가졌다. 설명회의 전문가들은 모두 창업대세론을 일갈(一喝)한다. 그럴 때마다 머리를 긁적이며 이미 끝장난 취업원서 뒷면에 번호를 매기며 받아적는 젊은이들의 손가락이 유난히 가냘프다. 그들의 뒷모습에서 '슬픈 세대'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리고 '모든 청년이 창업해버리면 기업은 누가 대(世代)갈음하지'라는 가당치 않은 반문에 머리가 복잡하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다. 무엇이든 순리(順理)가 우선 이며, 적당한 것이 좋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고 빨리 가려고 사잇길로 들어섰다가 전진불가의 외통로를 만날 수도 있다. 당장 취업할 곳이 없어서, 제대로 일자리를 찾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창업으로 넘어가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졸업을 하고 일정의 시스템이 잘 짜여진 회사에서 전문업무를 익히고, 그리고 그 경험을 이용해 창업하는 것이 필자가 원하는 가장 합리적인 순리이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당신이 뭘 알아. 지금 취업할 곳이 어디 있다고'. 맞다. 여러분들의 말이 백 번 맞다고 치자.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러면 여러분들은 다시 내게 빈정거릴 것이다. '취업하는 사람은 10명에 1명도 안되오'. 그러면 필자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창업해도 성공한 사람은 10명에 1명밖에 안되지'.

 

그만큼 창업도 쉽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한 소리다. 일부러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위는 요즘 세태가 창업에 대해서 너무 맹목적이고 가볍게 다루려고 하는데 대한 필자 나름의 겁주기 장치이다. 창업박람회를 찾아가되 쉽게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인지, 자신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일인지, 창업자금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 투자자금대비 수익성은 어떤지 등등의 아주 세밀한 조사 내역표를 지참해야 할 것이다. 우선 투자자금이 적은 아이템이라고 선뜻 나서서도 결코 안 된다. 창업자금이 적으면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몸으로 때워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소불위의 불법전횡자가 아니라면 투자한 만큼 대가가 치러진다는 것이 비즈니스계의 진리이다.  싼 게 비지떡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장에 간다고 똥 지게 지고 시장에 갈수는 없지 않은가...<끝>.

 

글/ 윤삼근 www.saupitem.com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