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이 영희전(永禧殿: 육성조 임금의 영정을 봉안한 곳) 참배를 마치고 청계천 장통교(長通橋) 인근의 한 여염집에서 만난 낭자가 장옥정이라는 야담이 전한다. 조선시대 장통교 주변은 역관·의관·천문관·시정 상인들이 모여사는 곳이었다.장희빈도 당대 내로라하는 역관의 자식이었므로 이곳에 살았을 가능성이 높고 앞서 한 말도 그런 점에서 신빙성이 없지 않다. 다리 근처에 장찻골이라는 마을이 있어 장찻골다리라 명명했지만 지금은 장통교 혹은 장교라고 부른다. 이 곳은 인왕과 백악의 물이 섞이는 곳으로서 중인들이 많이 모여 상가(商街)를 형성했다. 모두가 청계천 복개되기전 이야기다. 지금 그 자리는 삼일고가와 삼일빌딩이 자리하고 있지만 물은 흐르지 않는다.

 

<>서울시는 이제 그 장통교에 물을 흐르게 할 작정이다. 이른바 '청계천 복원사업'이라는 세기적인 대형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국책사업은 초기부터 현실적인 난관에 부닥쳤다. 청계 고가 다리를 터를 삼아 호구를 연계하는 상인들이 문제이다. 대부분이 영세해서 다른 곳으로 사업장을 옮길 형편도 못되니 다리를 허물면 당장 생업의 터전이 무너져 버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절박하게 대책을 요구하는 이들을 정부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청계천 주변 소상공인 지원자금>이라는 특별 정책지원자금이다. 이 돈의 지원 대상은 청계천 주변에서 장사를 하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들이다. 단 청계천 복원공사 착공일 이전에 영업을 개시한 업체에 한한다.

 

<> '청계천 주변 소상공인 지원자금' 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연간 700억씩 총 2,600억원이 투입된다. 이 돈은 1 개 업체당 평균 3천만원 정도를 대출해준다고 했을 때  약 8,600여개의 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청계천 전체 업체 62,700여개의 13%에 해당한다. 지원방법으로는 경영안전자금과 시설자금으로 나누고 전자의 경우 설립 3년 미만인 업체는 3천만원, 5년이 경과한 업체에는 5천만원까지 빌려준다. 시설자금의 경우 1억원 한도내에서 업체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금액을 정한다. 이율은 연 4.5% 이며 경영안전자금은 1년거치 3년균등분할상환, 시설자금의 경우 3년거치 5년 균등분할상환 하면 된다. *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첨부파일을 참고하기 바람.

 

<> 숙종이 청계천에서 장옥정을 만난 것은 말그대로 야사이다. 숙종의 아재비 동평군이 천거했다는 설이 정사이지만 장통교에서 그들이 만났든 만나지 않았든 그것은 대수롭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장통교를 지나면서 비로소 청계천이 내(川)를 이뤘다는 점이다. 청계천의 너비가 상류인 송기교~장통교에선 10여보(약 12.5m)에 불과하지만 장통교~태평교 사이에선 20여보(24.9m)로 넓어진다고 한 동국여지비고의 한 구절이 그 증거이다. 이제 몇 년 후면 그 장통교를 다시 볼 수 있게 되겠지만 모든 면에서 청계천이 원만하게 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진정한 바람이다.

 

글쓴이 윤삼근 cp@saupite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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