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소재윤 기자 = 국제 공동 연구진이 각종 감염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인 선천성 림프세포(Innate Lymphoid Cells, ILCs)의 생존 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단장 찰스 서) 연구팀이 미국 라호야 알레르기·면역 연구소(LJIAI), 스크립스 연구소(TSRI)와 함께 선천성 림프세포가 효율적 자원 활용으로 다른 면역세포와의 경쟁에서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선천성 림프세포는 특정의 병원체를 기억하지 않고도 외부의 감염 등으로부터 즉각 반응하는 면역 세포를 일컫는다. 기생충, 장점막 내 감염 등에 대한 초기 방어와 알레르기, 항암 면역 반응 등에서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T세포는 획득면역(후천면역) 세포로 주로 세포매개 면역반응으로 병든 세포를 처리한다.

두 세포 모두 백혈구 중 30%를 차지하는 림프세포(림프구)로 분류되지만 T세포가 림프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선천성 림프세포 수는 매우 적다.

선천성 림프 세포(회색)와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IL-7과 결합에도 IL-7 수용체의 발현(잠자리채가 많은 상태로 묘사)이 높게 유지돼 수가 많은 T세포(미색)에 대해서도 경쟁 우위를 갖게 된다. 사진=IBS 제공.

이들 면역세포는 면역 세포의 발달과 분화를 돕고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조절 단백질인 인터루킨 중 IL-7과 결합해야만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사실상 IL-7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놓고 생존 경쟁을 벌이는 두 면역세포의 생존원리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T세포는 IL-7이 수용체와 결합할 경우 T세포에서 수용체 발현이 줄어들 지만 선천성 림프세포는 수용체와 결합하더라도 수용체 발현이 높게 유지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과정에서 전사인자(FOXO1)가 이같은 차별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김광순 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연구위원은 "선천성 림프세포는 T세포에 비해 훨씬 소수이지만 T세포보다 IL-7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모할 수 있어 면역 체계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IL-7을 활용한 면역 치료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지난달 18일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Interleukin-7 Availability Is Maintained by a Hematopoietic Cytokine Sink Comprising Innate lymphoid Cells and T cell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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