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이통업체, 대리점에 얼마나 주나

* 휴대폰단말기 보조금의 문제점을 진단한 기획기사입니다.

 

보조금 지급과 가(假)개통은 통신 시장의 공정경쟁을 해치는 해악한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기 유통 구조는 워낙 복잡해 업계 종사자나 규제 당국조차 보조금 지급이나 가개통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일쑤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일선 대리점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때마다 수수료와 장려금 명목으로 대략 10만원 안팎의 돈을 주고 있다. 신규 가입자 유치 수수료로 2만원 안팎을, 관리 수수료로 사용자의 월 통화료 가운데 최대 7%(5만~6만원)를 우선 지급한다. 여기에 휴대전화기 제조업체가 지원하는 2만~4만원을 합쳐, 판매 장려금 명목으로 4만~7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금이 보조금 지급에 일부 전용(轉用)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본사가 각 대리점에 신규 가입자 유치 목표량을 할당한 뒤 직접 5만~30만원의 판매 장려금을 추가로 지원하면, 각 대리점을 통한 보조금 전쟁에 불이 붙게 된다. 실제로 보조금 전쟁이 극심했던 2000년 초까지 소비자가 휴대전화기를 거의 공짜로 살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동통신 대리점이 발신자 정보 표시나 무선 인터넷 같은 부가 서비스 가입을 권유하는 것도 장려금과 관련이 깊다. 각 대리점은 관리 수수료와 별도로 부가 서비스 이용료에 따라 2000원~2만원의 장려금을 추가로 지급 받는다. 서울 강북에 있는 이동통신 대리점의 P모 실장은 “휴대전화기 길 안내 서비스의 경우, 가입자 1인당 1만원 정도의 장려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개통도 이동통신 시장의 유통 질서를 흐리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가개통이란 대리점이 제3자의 명의로 서비스에 가입한 뒤 나중에 명의 변경을 통해 소비자에게 휴대전화기를 넘기는 행태를 말한다. 특히 보조금 지급이 성행할 경우 각 대리점은 싼 가격에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가개통에 열을 올리게 된다. 지금처럼 이동통신 사업자에 대한 영업정지를 앞둔 시점도 가개통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A 이동통신 B 대리점의 박모 사장은 “영업정지 기간에도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이미 휴대전화기 수백대에 대해 가개통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자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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