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편의점을 표방한 '이마트24'가 최저임금 인상안에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편의점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박성호 기자 = 이마트가 기존의 '위드미(with me)'를 '이마트24(emart24)'로 개편 오픈 예정인 프리미엄 편의점 사업에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편의점업계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르바이트 등에 지급하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편의점 업계와 마찬가지로 이마트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3일 기존 '위드미(with me)'를 '이마트24(emart24)'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프리미엄 편의점 오픈과 3년간 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3강 체제'로 구축되어 있는 편의점 시장을 흔들어 기존 가맹점주들을 유인할 만한 실질적인 정책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평가였다.

여기에 시장 예상을 넘어선 최저임금 상승률이 겹치면서 새 가맹점주 모집에 차질이 발생, 점포 수 확장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더해지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는 '이마트24'가 출발선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편의점 업계는 현재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가 지난 6월말 기준 매장이 1만1799개, 약 3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GS25는 1만1776개로 32%를 확보하고 있다. 이어 세븐일레븐이 8944개로 3위, 미니스톱은 2396개로 4위다. 

이마트24의 경우 점포수가 6월말 기준 2168곳(이달 12일 기준으론 2174곳)으로 불과 5~6%대의 낮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우선 올해 말까지 점포수를 2700여개으로 늘려 미니스톱을 누르고 4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이마트24는 점포확장과 프리미엄 점포 전환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마트24 측은 편의점 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부동산 비용까지 늘면서 손익분기점(BEP)을 하려면 매장수가 5000~6000개가 돼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이를 위해 매년 1000여개 이상의 점포 개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편의점 운영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규 가맹점주 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미 편의점 3사가 목이 좋은 곳을 선점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어, 과연 이마트24가 그럴싸한 수익을 창출할만한 곳에 신규점포를 낼 여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24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들처럼 사실상 24시간 의무영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경영주들의 부담은 덜 할 것"이라며 "향후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주들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창업 위험을 낮춘다면서 본사가 6개월 내지 12개월정도 점포를 운영한 후 이를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오픈검증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점포수 확장 목표 달성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업성을 갖춘 곳을 확보하기 힘들어 12개월이 아닌 향후 수년간 직영 형태로 남겨두며 출혈경쟁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편의점 업계에선 점포수 증가를 위해 본사 직영점을 우선 내놓기도 했지만, 이후 가맹점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상당했다.

게다가 편의점 업태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고마진 상품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직영점으로 운영할 경우 비용이 더 커지며 가맹점 운영때보다 수익성이 나빠진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 상위 2개사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은 각각 100여곳과 130여곳으로 전체 점포의 1%가 되지않는다. 

한편 지난 2013년 이마트 계열사로 편입된 위드미는 단 한 차례의 흑자를 내지 못했으며, 누적 투자금액은 지난 4월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981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마트에서는 편의점 부문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해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브랜드 교체 및 집중투자를 통한 사업확장 계획을 밝히자마자 또다른 악재에 부딪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마트24는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비전 달성을 위해 직영점이든 가맹점이든 신규 점포를 계속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관리 인력 확보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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