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일을 계기로 유럽은 새로운 하나의 거대국가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동유럽국가들이 무더기로 가입하면서 진정한 유럽연합(European Union)을 이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EU는 지난 58년 프랑스, 독일과 더불어 베네룩스 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이 결성한 ESEC 이후 25개 가입국으로 늘어나게 되었으며 전체 인구 4억5천만명, GDP는 9조 30억달러, 면적 398만㎢, 세계교역략 40%에 달하는 거대한 경제대국이 탄생하게 된 셈입니다. 왼쪽 사진은 EU가입국의 정상들이며 [표 1]은 EU회원국의 확대추이입니다. 아래는 관련기사입니다. 정리/ 창업과 사업아이템 www.saupitem.com

 

[표 1]유럽연합의 확대추이

 

연도

가입회원국

출범

1958

서독,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제 1차확대

1973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

제 2차확대

1981

그리스

제 3차확대

1986

스페인, 포르투갈

제 4차확대

1995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제 5차확대

2004.5.1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키프로스, 몰타

 

잠잠하던 유럽 대륙이 요즘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수퍼 EU’라고 명명했듯 EU(European Union)가 지난 1일을 기준으로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새로 EU에 가입한 국가들은 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5개국과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유럽 내 소국(小國)인 몰타와 키프로스입니다. EU의 회원국이 늘어난 것에 왜 세계 각국이 주목할까요? 무엇보다 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죠. 인구 4억5000만명(미국 2억6800만명), GDP 9조30억달러(미국 9조9600억달러), 면적 398만㎢(937만㎢), 세계교역량의 40%. 확대된 EU는 그동안 세계 유일의 수퍼 강국이었던 미국의 덩치에 필적할 만한 경제권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뒤를 쫓았던 일본·독일·프랑스 등은 1인당 GDP는 비슷했지만 전체 규모로는 미국에 필적하지 못했고, 인구나 땅이 넓은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절대 규모와 부(富)까지 갖춘 EU라는 단일 경제권이 출현, 수퍼 강국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확대 EU의 폭발력은 단순히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회원국 수로만 따지면 UN 등 국제기구가 훨씬 큽니다. 확대 EU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결속력이 대단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EU는 최근 우리나라가 칠레와 체결한 FTA(자유무역협정)와 같은 느슨한 경제결합이 아닙니다. FTA는 회원국들끼리 상품 교역을 할 때 단순히 관세만 없애는 것입니다. 반면 EU는 회원국 간에 상품은 물론 서비스·인력·자본까지 자유롭게 이동합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간호사들은 같은 자격증으로 영국에서 간호사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더욱 대표적인 예는 유로의 사용입니다. 유로는 EU가맹국들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화폐입니다. 유로만 들고 있으면, EU 어느 곳에서나 마음껏 물건을 사고,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유로는 미국의 달러화와 경쟁하면서, 최근에는 달러 값보다 더 비싸졌습니다. 만약 미국 경제가 계속 어렵다면 유로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EU의 확대는 이 같은 경제적인 의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이번에 새로 EU에 가입한 국가의 대부분은 과거 소련의 그늘 밑에 있었던 사회주의국가들입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으로 분리됐던 유럽은 더 이상 반쪽의 대륙이 아닙니다. 이념 대결을 끝내고, 서로 적대했던 두 진영이 이번에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유럽통합이 이뤄진 것입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前) 폴란드 대통령이 “나는 공산주의 치하에서 잃었던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조국 폴란드를 위해 투쟁해왔다”며 “이제 나의 투쟁은 끝났고, 내 배는 항구에 도착했다”고 감격한 것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확대 EU는 앞으로 공통의 유럽헌법을 채택하고, 공동외교안보정책 등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같은 헌법과 공동의 외교안보정책을 사용하는 하나의 국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가 하나로 통합되다 보니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가 섞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보니, EU 내에서 국가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문제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 새로 가입한 동구권 국가의 1인당 GDP는 서유럽 국가 평균의 47%에 불과합니다. 잘사는 국가들은 이른바 ‘지역결속기금’을 내서 새로 가입한 가난한 국가들을 도와야 합니다. 반면 동구권 국가들은 부자 이웃들의 경제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재정적자도 줄여야 하고, 물가와 환율도 안정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확대된 EU가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나라는 기회와 위기를 함께 맞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높은 구매력을 가진 거대시장의 출현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반면 위험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EU가 확대됐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역내에서 대부분의 교역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EU국가 사이에서는 관세를 없애는 대신, 대외적으로는 공동의 관세장벽을 쌓아 우리나라 제품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EU 확대를 계기로 정부·학계·기업 등에서 잇따라 세미나를 개최하고, 언론에서 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런 기회와 위기를 어떻게 잘 이용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 지혜를 모으기 위한 것이지요. 자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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