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문이윤 기자 = 막말 파문과 성추문 은폐 의혹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휴직한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래비스 캘러닉(40)이 투자자들의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버 대변인은 이날 캘러닉 CEO가 일부 투자자들의 사퇴 압력을 수용해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캘러닉 CEO는 앞서 지난 13일 우버의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휴직계를 제출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근본적 쇄신안으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신문은 투자자들의 이러한 사퇴요구를 '반란(revolt)'이라고 표현했다.

캘러닉이 회사를 떠나기로 한 데는 투자자들의 불신이 그만큼 팽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캘러닉은 평소 성격이 급하고, 다툼을 자주 벌이는 편이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글로벌 기업을 운영할 품성을 갖추고 있는 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그는 앞서 지난 2월에는 슈퍼볼 게임을 보고 귀가하는 길에 탑승한 우버 차량 기사와 ‘거친 설전'을 벌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성추행 은폐 의혹도 그치질 않았다. 이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수전 플라워는 앞서 지난 2월 블로그에 상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그녀는 또 이러한 사실을 회사측에 수차례 진정했지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추문은 ‘어떤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승리한다’는 캘러닉의 공격적인 경영스타일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왔다.

캘러닉이 휴직계를 내고 한발 물러섰지만 사퇴 압박이 수그러들지 않고 더 거세진 배경은 결국 '모든 문제의 뿌리가 이 젊은 경영자의 인성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버 택시 운전사와도 거침없이 말다툼을 벌이는 그가 CEO 자리에 남아 있는 한 어떤 처방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피해가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버 이사회는 올들어 성추문 은폐의혹 등 각종 추문이 확산되자 앞서 11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전 법무장관 에릭 홀더의 법률 사무소 ‘코빙턴앤버링(Covington & Burling)에서 이사회를 열고 캘러닉이 일시적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는 내용의 쇄신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캘러닉도 이틀 뒤인 13일 직원들을 상대로 회사가 처한 현 상황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자신은 더 나은 리더가 될 필요가 있다며 휴직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차량공유업체의 지배구조는 앞으로 캘러닉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분점하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예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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